때아닌 지뢰에…생태관광 적신호 켜진 고양시 ‘장항습지’

Է:2021-11-11 10:32
:2021-11-11 19:39
ϱ
ũ

올해 5월 21일 람사르습지 인증
인증 2주 만에 지뢰 사고 발생
고양시, 안전확보 사업재개 방침

고양시 장항습지탐조대의 출입구가 굳게 잠겨 있다.

국제적으로 생태계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습지에 정식 등록된 경기도 고양 장항습지의 생태관광 개발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비무장지대(DMZ)의 지뢰가 유실돼 한강하구인 장항습지 등지에서 발견되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자유로 인근 장항습지탐조대의 출입구가 굳게 잠겨 있다. 고양시는 시민들이 장항습지를 가까운 곳에서 직접 관찰하고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지난해 11월 장항습지탐조대를 개관했지만, 현재는 안전 문제로 운영이 중지됐다.

고양시에 따르면 한강하구인 장항습지는 신평동과 장항동, 법곳동 등 면적 5.95㎢, 길이 7.6㎞로 동아시아~대양주 대륙을 이동하는 물새 서식처이자 중간 기척지다. 장항습지에는 재두루미·저어새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20여종을 포함해 매년 3만여 마리의 물새가 찾아 생태적·국제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고양시는 장항습지의 생태계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11년간 노력한 끝에 올해 5월 21일 장항습지를 람사르습지에 등록하는 쾌거를 거뒀다. 람사르습지는 전 세계에서 중요성이 인정되는 습지를 람사르협회가 지정·등록해 보호하는 습지를 말한다. 자연자원과 서식지의 보전 등을 위한 최초의 국제협약으로 현재 171개 국가가 가입돼 있다.

시는 람사르습지에 등록된 장항습지를 비롯한 한강하구의 관광 명소를 묶어 ‘생태·역사 관광벨트’ 조성 계획을 세웠다. 시민 대상으로 습지 견학과 습지 보전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장항습지 보전과 관리를 위한 연구 및 계획 수립 등을 추진하는 장항습지센터(가칭) 조성과 장항습지탐조대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었다.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자유로에서 바라 본 장항습지.

그러나 지난 6월 4일 장항습지에서 외래식물 제거와 환경정화 활동을 하던 50대 남성이 유실된 지뢰를 밟아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뢰 폭발 사고로 고양시와 한강유역환경청 공무원, 일반인 등 총 6명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형사 처벌되는 등 장항습지의 안전문제가 지적되면서 생태관광 개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고양시 시민단체와 공무원노조는 지뢰 제거와 안전관리 권한이 있는 군이 사고 책임을 지자체에 돌리고 있다며 책임 규명을 위한 100만 시민 성명 운동까지 진행하고 있다.

고양시는 장항습지의 생태관광 개발 재개를 위해 당분간 장항습지탐조대 운영 및 장항습지 탐방을 중지하고 유실된 지뢰가 추가로 있는지 수색에 들어갔다. 시는 한강유역환경청, 군부대와 TF를 구성하고 장항습지뿐만 아니라 고양시 관할 한강하구 전역에 대한 지뢰 수색 작업 계획을 세웠다.

한강하구에서 발견된 대인지뢰의 경우 작고 가벼워 폭우 시 유실되기 쉽고 금속탐지기로 찾기 또한 힘들어 수차례 수색이 필요하다. 이에 지뢰 사고 발생 직후인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1차, 지난달 일주일간 2차 수색을 진행했고, 이달 중순부터 다음 달 초까지 3차 수색에 나선다.

고양시는 3차례에 걸친 지뢰 수색 작업이 끝나면 한강유역환경청과 협의를 거쳐 장항습지 탐방을 재개하고 본격적으로 장항습지를 비롯한 한강하구의 생태·역사 관광벨트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장항습지 탐방은 아직 재개하기 힘들지만 장항습지센터 공사는 진행하고 있는 등 생태관광 개발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11일부터 장항습지탐조대 밖 생태통로 동선을 활용한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당초 계획대로 문제없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글·사진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