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기 암 진단을 받은 유튜버가 내년부터 달라지는 신포괄수가제로 인해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관련 국민청원 동참을 호소했다.
유튜버 김쎌은 지난 7일 ‘키트루다 약값 폭탄, 치료 중단할 수도 있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자궁경부암 4기 환자인 그는 “일주일 전 35차 키트루다 항암 치료를 하고 왔다”며 “그날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너무나 슬프고 갑작스러운 소식을 듣게 됐다”고 운을 뗐다.
김쎌은 “현재 저는 키트루다라는 신약을 사용하고 있는데 자궁경부암에서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약”이라며 “처음에는 3주에 한 번씩 570만원 내면서 치료를 받았고 경제적으로 힘들어 걱정이 많은 상황이었다. 이후 신포괄수가제라는 제도가 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키트루다 약을 3주에 한 번씩 30만원 정도만 내서 치료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신포괄수가제는 환자의 입원 기간에 발생한 입원료와 처치료, 검사료, 약제비 등을 ‘포괄수가’에 포함해 정해진 금액대로 지불하고, 의사의 수술이나 시술 등은 ‘행위별 수가’로 별도 보상하는 복합 수가제도다. 입원부터 퇴원까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한 번에 묶어서 미리 가격을 정한 것인데 2009년부터 7개 질병군에 더해 암, 심장질환 같은 4대 중증질환도 이 제도에 포함됐다.
문제는 내년부터 ▲희귀의약품 ▲2군 항암제 및 기타약제 ▲사전승인약제 ▲초고가 약제 및 치료재료 ▲일부 선별급여 치료재료 등이 신포괄수가제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면역항암제 비용의 5~20%만 부담하고 치료를 받았지만 내년부터는 환자가 항암제 약값을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

김쎌은 “내년부터 신포괄수가제가 변경돼 키트루다라는 항암제를 다시 570만원 내면서 치료를 받게 됐다”며 “너무 놀랐고 얼떨떨했다. 저는 뼈, 림프, 뇌에도 암이 퍼져 있지만 보통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살 수 있는 이유가 항암제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방송 내내 감정이 북받치는 듯 떨리는 목소리를 억누르던 김쎌은 “저뿐만 아니라 이 항암제로 삶의 희망을 본 모든 분이 약값이 없어서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 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신포괄수가제 항암 약품 급여 폐지에 대한 반대 청원’ 참여를 호소했다. 지난달 19일 게시된 이 청원은 8일 오후 6만8000여명이 동의했다.
한편 이 문제는 지난달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당시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은 기존에 치료받던 환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치료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기존 환자에게는 혜택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국정감사 답변이 공식 입장임에도 여전히 잘 알려지지 않아 불안해하는 분들이 있다”며 “(유튜버 김쎌과 같은) 기존 환자들에게는 치료 연속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경우 신규 환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남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제 정책의 문제라 제도 개선은 필요한 상황”이라며 “보장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