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중심으로 영화가 소비되는 현재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영화산업은 OTT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OTT는 영화산업을 위협하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위축된 업계에 탈출구가 되기도 했다. 영화관에서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는 영화도 OTT를 통해 적자를 면할 수 있었다. OTT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장기적으로 영화산업이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때다.
영화 제작·배급사가 OTT와 손을 맞잡은 것은 최근 코로나19로 수익성이 악화됐던 영향이 크다. 작품을 OTT에 독점 공급하면 자칫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적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서비스되는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될 경우 글로벌 홍보 효과도 크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상반기에는 영화관과 OTT에서 동시에 개봉하거나 아예 OTT에서만 공개되는 작품들이 있었다. 지난 4월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영화 ‘서복’은 영화관 개봉과 함께 티빙에 독점 공급됐다. 관객 수는 38만여명에 불과했지만 티빙 시청을 통해서 어느 정도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승리호’는 넷플릭스에서만 독점 공급됐다.
다만 영화가 흥행했을 때, 초과 수익을 제작·배급사가 온전히 다 가져가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영화로 인해 발생하는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없다. OTT의 여러 장단점을 고려했을 때 배급사의 고민이 크다. 블록버스터급 영화이면서 대형 스크린이나 4D 상영관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작품은 영화관에서만 상영해도 흥행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수익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영화나 특정 시청자만 선호하는 장르물인 경우엔 OTT에 동시 개봉하는 게 이득일 수 있다.
류진아 롯데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은 “영화의 성격, 예상되는 수익성에 따라 영화관에서 개봉할 영화, OTT에 독점 공급할 영화 등을 결정하게 된다”며 “영화관에서 꼭 봐야 하는 작품이 아니고, 영화관 상영으로 얻을 수익성이 적다고 판단되면 OTT는 또 다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수익의 대부분은 여전히 영화관에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OTT가 적자 최소화를 위한 부차적인 선택일 뿐 결국 ‘영화관에서 꼭 봐야 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미 미디어 환경이 크게 달라진 만큼 영화관 상영을 우선순위로 둘 수 없다고 내다봤다. 정인숙 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영화관 상영과 OTT 공급을 계속 병행해야 하며 영화관 수익을 제1순위로 하는 공급방식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을 예로 보면 제작사보다 공급사(넷플릭스)가 더 주목을 받았다. 앞으로는 플랫폼이 곧 콘텐츠를 대변할 것”이라며 “영화 공급사인 디즈니가 자신만의 플랫폼인 ‘디즈니+’(디즈니 플러스)를 만든 것처럼 장기적으로는 영화 공급사가 자체적인 OTT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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