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2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권 회장을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거나 하락을 막은 ‘몸통’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구속기소된 주가조작 ‘선수’들의 공소장에는 권 회장을 가리켜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부양 내지 주가하락 저지를 총괄해 주도한 사람’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는 이날 오후 권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권 회장의 출석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1년7개월 만이다. 권 회장은 지난달 28일 검찰에 출석을 연기해달라고 한 차례 요청했었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권 회장이 2009~2012년 회사 주가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주가조작에 선수로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권 회장이 통정매매와 가장매매 등 시세조종을 주문·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권 회장은 이모씨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 100만주를 주식수급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주가 부양을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씨는 검찰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도주한 상태다.

권 회장은 증권사나 투자자문사 관계자들에게 미공개성 호재정보를 알려주면서 주가 관리를 부탁한 혐의도 있다. 지인들에게는 외제차 AS사업 진출이나 중고부품 온라인매매 합작사업, 해외사모펀드 투자 유치 등 회사 내부 호재성 정보를 알려주면서 “대규모로 매집을 진행하고 있어 주가가 무조건 오를 것”이라며 주식매수를 유도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권 회장은 이후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계좌로 허수 매수주문을 낸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권 회장과 선수들이 공모해 약 3년간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여주(636억원 상당)를 직접 매수하거나, 불법 유도행위를 통해 고객들에게 매수하게 한 것으로 봤다. 다만 ‘전주’로 주가조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이름이나 역할 부분은 김씨 등의 공소장에는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권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권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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