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인 롯데 창업주 신격호 첫 회고록 출간

Է:2021-10-31 15:31
:2021-10-3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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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서 분향하고 있다. 롯데 제공

지난해 1월 99세로 세상을 떠난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회고록이 출간됐다. 1967년 롯데제과로 시작해 200여개 계열사를 갖춘 롯데그룹을 일군 신 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과 함께 대기업 창업 1세대를 대표하는 기업인이지만 인간적 면모나 삶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신 회장이 생전에 남긴 기록을 토대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원로 기업인들의 얘기를 더해 완성한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나남)는 신 회장의 첫 회고록이다.

1921년 경남 울주에서 태어난 신 회장은 공부를 더 하겠다는 꿈을 품고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간다. 그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인물인 샤롯데에서 ‘샤’를 뺀 ‘롯데’라는 이름으로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고, 1948년 롯데제과를 설립한다. 책은 청년 시절 신 회장이 일본에서 성장해온 과정을 상세히 알려준다.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한국 진출을 모색하던 신 회장은 제철업으로 국내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다. 그러나 제철업이 정부 주도 사업으로 결정되면서 그간 준비했던 제철업 자료를 포항제철 박태준에게 제공하고 롯데제과로 국내에 진출한다.

신 회장은 서울 시내에서도 3∼4층 이상의 빌딩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1970년대 초에 40층짜리 롯데호텔을 지었다. 그 옆의 롯데백화점 규모도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신 회장 특유의 대규모 복합개발 방식은 잠실 롯데월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등으로 이어졌다.

책 후반부에는 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 건설 과정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특히 123층으로 국내 최고층 빌딩 기록을 가진 롯데월드타워는 1980년대 시작된 신 회장의 필생의 프로젝트였다. 20여년에 걸쳐 23회나 변경된 롯데월드타워의 디자인 시안도 수록했다.

회고록은 신 회장이 일본에서 성공한 한국인 사업가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끝까지 간직한 인물이었다고 전한다. 그는 일본 사업에서 불리한 요소가 됐지만 끝까지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했다. 그는 고향인 울주군 삼동면 선영에 잠들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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