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과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이 ‘사퇴 종용’과 ‘윗선 지시’ 의혹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황 전 사장은 유 전 본부장 등으로부터 사퇴를 종용받았다는 입장이고, 유 전 본부장 측은 ‘명예로운 퇴진을 건의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황 전 사장이 28일 “(유 전 본부장 측이) 1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사퇴를 종용했다”는 주장일 이어가자 유 전 본부장은 사퇴 종용 의혹을 부인하며 “사기 사건으로 기소된 황 전 사장의 명예를 고려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 전 사장은 “2015년 대장동 사업수익 공모지침서가 민간 개발자에 유리하도록 변경됐다”며 새로운 의혹도 제기했다. 대장동 의혹 ‘키맨’들의 주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는 과거 한신공영 상무 재직 당시 황 전 사장이 한신공영 사장직을 역임했을 때 인연을 맺게 됐다”며 한 전 사장과의 관계를 밝혔다. 이어 “황 전 사장은 재직 당시 사기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고 이를 공사에 알리지 않았다”며 “저는 우연한 기회에 이 사실을 알게 돼 황 전 사장과 그나마 친분과 인연이 있는 사람으로서 공사에 누가 될까 하는 우려와 황 전 사장 본인의 명예를 고려해 사퇴를 건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황 전 사장은 2014년 사업 수주 명목으로 한 건설사로부터 3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수원지검에 불구속 기소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황 전 사장은 이를 적극 반박했다. 그는 먼저 사기로 기소된 사건은 사업자를 서로 소개해주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1심에서 ‘선의에 의한 단순 소개자였을 뿐 채무에 관여하거나 이익을 챙긴 바 없다’고 했으나 이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항소심을 진행했다”며 “사직서는 2015년 2월에 제출했고 1심은 2016년 8월 24일에 이뤄진 건데, (사기 사건으로 사퇴를 권유했다는 건) 성립하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양측은 ‘윗선 지시’ 의혹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냈다.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이 사퇴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여 유동규 전 본부장을 거론하며 거듭 사퇴를 권유한 것 같다. 또 황 전 사장이 자발적으로 사퇴하지 않고 임명권자를 운운했기에 제가 정 전 실장과 이 시장 등을 거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서 공개된 바와 같이, 사퇴를 권유할 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거론한 건 사실이지만 실제 이들로부터 황 전 사장 사퇴 종용을 지시받은 건 아니라는 취지다.

반면 황 전 사장은 ‘특정 불순 세력이 관여해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를 변경했다’며 윗선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최근 서울중앙지검 참고인 조사 중 2015년 1월 26일 대장동 투자심의위 의결 내용과 2월 13일 사업자공모지침서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공모지침서 수익 배분이 ‘50% 이상→1822억 고정’으로 변경됐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내용을 변경하려면 투자심의위·이사회·시의회 상임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실무자들이 사장인 나를 거치지 않고 바꿨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바뀐 것은 어느 특정 불순 세력의 행위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 전 사장은 또 이재명 후보가 ‘언론은 황씨가 왜 사퇴 압박 자작극을 퍼뜨리는지 그 배경에 대해 취재해달라’고 한 데 대해 “(사퇴) 당시 이 전 시장에게 ‘좋은 사람을 잘 써야 한다’고 말했지만,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 이재명 전 시장이 그렇게 떳떳하다면 특검을 통해서 밝히셔도 된다”고 촉구했다.
유 전 본부장은 수억원 수수 의혹에 대해 “김만배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연락처도 전혀 모르는 사이이며 당연히 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