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버스 시간을 놓친 승객에게 친절을 베푼 한 버스 기사의 사연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고속버스 기사 6년 만에 처음 받아 봤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금호고속 소속 버스 기사라고 밝히며 “조금 전 서울에서 안성으로 가는 홈에서 손님맞이를 하며 서 있었다가 한 중년의 여성 승객을 만났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A씨는 “이 승객이 버스에 타려고 승차권을 스캔하니 ‘승차권을 확인해 주십시오’라는 멘트가 계속 나왔다”면서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승차권을 확인해보니 그분이 가진 티켓은 18시10분차였다. 내 버스는 18시25분차로 손님이 타려던 버스는 이미 떠난 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집에 가기 위해 꼭 타야만 했던 버스를 놓쳤다는 소식에 여성 승객은 울먹이며 “집에 꼭 가야 하는데…. 어떡해요”라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A씨가 운행하는 버스의 좌석은 이미 매진된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오후 11시30분차까지 버스 좌석이 전부 매진돼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막막해졌습니다.
여성 승객은 울음이 터지기 직전의 얼굴이었습니다. A씨는 이 승객을 진정시키며 차근히 집으로 가는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손님이 제 버스를 타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취소표가 나왔을 경우 소지하는 신용카드로 현장 발권이 가능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예약 탑승객 중에 안 오는 분이 있는 경우 현금 결제 후 탑승이 가능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 승객이 현금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A씨와 여성 승객은 초조한 마음으로 취소표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A씨는 “그분의 카드를 제가 손에 쥔 채 언제 나올지 모르는 취소표를 예매하기 위해 1초꼴로 단말기를 쳐다봤다”고 했다.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버스 출발 시각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버스 출발 3분 전, 기적처럼 취소표 1장이 나왔습니다.
A씨는 “그분이 평소에 착한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기적처럼 취소표가 나왔다”며 “아주 빨리 현장 발권에 성공했다. 그분은 연신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한 뒤 좌석에 앉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렇게 끝인 줄 알았는데, 그 승객이 정류장에서 내리면서 내 손에 실한 배 2개를 쥐여 줬다”고 흐뭇해 했습니다.
“기사님처럼 친절하신 분은 처음 봤어요. 다른 기사님이셨으면 제가 타든 말든 상관 안 하셨을 텐데 기사님 덕에 제가 집에 올 수 있었어요.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버스를 놓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승객에게 건넨 친절이 따뜻한 인사와 달곰한 배로 돌아왔습니다. A씨는 다른 기사였어도 자신처럼 행동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이 선물한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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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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