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목표 고도인 700km에는 도달했으나, 탑재체인 ‘더미 위성’(모사체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데엔 실패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1일 누리호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5시 발사된 누리호의 전 비행 과정이 정상적으로 수행됐다. 다만 위성 모사체가 700㎞의 고도 목표에는 도달했으나 초당 7.5km의 목표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5시에 발사된 후 1단 분리, 탑재체를 보호하는 덮개(페어링) 분리, 2단 분리, 3단 엔진 점화와 정지를 거쳐 700㎞ 고도에서 더미 위성을 분리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3단에 달린 7t급 액체엔진의 작동이 목표대로 521초동안 이뤄지지 못하고 475초만에 종료됐다. 이 때문에 탑재체가 마지막까지 충분한 속력을 얻지 못하고 결국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보내려 제작된 발사체다. 이날 누리호는 개발 후 첫 발사인 만큼 실제 위성 대신 1.5t짜리 더미 위성을 싣고 발사를 시도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임 장관은 “누리호 1단부는 75t급 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묶음) 돼 300t급의 추력을 내는 게 핵심 기술”이라며 “오늘 발사를 통해 1단부 비행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또한 1단, 페어링(발사체 내 탑재물을 보호하는 덮개), 2단이 분리하고 3단이 성공적으로 점화된 것은 소기의 성과”라며 “이는 국내의 발사체 기술력이 상당 수준으로 축적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발사를 주관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과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발사조사 위원회’를 즉시 구성해 3단 엔진 조기 종료의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점을 보완한 뒤 2차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2차 발사는 내년 5월 19일로 잠정 결정됐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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