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질의에 답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은 이 지사와 국민의힘과의 ‘대장동 2라운드’로 요약됐으나 이 지사가 사전에 공세를 봉쇄하고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20일 오전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교통위 경기도 국감에 출석해 인사말에서 “오늘은 조응천 감사위원장과 감사위원, 여러 의원이 법률에 기인한 국가 위임사무, 국가 보조금 지급 사업에 한해 가급적 답변을 내가 제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의혹 관련 질의를 해도 답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내가 아는 국정감사법에 의하면 국감은 예외적으로 광역시도, 특별시에만 감사하되 그중에서도 국정감사이기 때문에 국가 위임사무, 자치사무 중에서는 보조금이 지급되는 사무에 한해서 감사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직자에게 주어진 권한은 개인의 권리와는 다르다”면서 “법에 의한 지배라고 하는 게 헌법에 의한 최고의 질서 중 하나다. 나는 개인으로서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 국감을 위한 기관 증인으로, 경기도지사 자격으로 이 자리에 법률에 의해 증인으로 서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번 국감에서 도지사 직무와 아무 관련 없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의 시장의 업무, 개인의 사생활, 개인의 인적관계 등에 대해서 무제한적인 질문과 공격이 있었다”고 회상하며 “나는 경기도민을 대표하고 국회 권위를 존중하는 입장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 지사는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도정에 대한 질의나 도정에 대한 감사를 사실상 봉쇄해 경기도정을 알릴 좋은 기회를 박탈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질의하는 것은 의원들 권한이니 뭐라 할 수 없겠지만 경기도정에 집중하기 위해 내 과거에 관한 일, 도지사 업무와 관련이 없는 일, 도지사 업무 중에서도 국가 위임사무, 보조사무와 관련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답을 못 드려도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 부분은 감사에 속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교통위 국감 역시 행정안전위원회 국감 때와 마찬가지로 여대야소 구도가 명확한 만큼 이번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이 지사 방어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가 답변하지 않더라도 야당과 힘겨루기를 이어가며 엄호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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