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저격수’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을 통과한 대선 경선 후보 4명의 대결은 ‘2강 1중 1약’ 구도로 요약되고 있다. 최약체로 분류되는 원 전 지사가 ‘대여(對與) 공격수’ 이미지를 부각해 지지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 전 지사는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장동 비리가 한 달 전에 터졌거나 결선투표가 몇 주 뒤에 있었다면 민주당 후보가 바뀌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지사를 겨냥했다. 그는 “앞으로 여당 후보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가능성이) 살아 있다고 본다. 제가 그렇게 만들겠다”고 답했다.
원 전 지사는 “떼도둑의 수괴는 이재명”이라면서 “(이 지사가) 약자 편이라는, 유능하다는 인식을 철저하게 부수겠다. 이재명에 대한 미친 공격수가 될 것”이라고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공격 수위를 계속 높여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이 지사의 도덕성·자질 문제를 파고들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원 전 지사는 그동안 이 지사를 집요하게 공격해왔다. 일반인에게 복잡하다고 느껴지는 대장동 개발사업 사건을 방정식처럼 풀어낸 ‘화천대유 특강’을 지난 4일 유튜브에 올리며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는 이 영상에서 대장동 의혹의 중요 요소 5가지를 짚어 설명했다. 이후 한 매체와의 대장동 관련 대담도 화제를 모았다. 두 영상의 조회 수는 11일 오후 110만회에 달한다.
원 전 지사 페이스북에는 최근 22일간 이 지사를 겨냥해 올린 글이 26개에 이른다. 대장동 의혹이 여야 공방전으로 본격화한 지난달 20일 이후 이틀만 빼고 ‘대장동 의혹의 몸통은 이 지사’라는 취지의 ‘저격글’을 잇따라 올렸다. 대선 정국 최대 화두가 된 대장동 의혹을 파헤치며 ‘이 지사 저격수’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 지사를 겨냥한 공격력은 원 전 지사가 각축전을 벌였던 국민의힘 2차 컷오프 ‘4등 다툼’에서 최재형·황교안·하태경 후보를 누르고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원 전 지사도 4강에 안착한 소감으로 “이 지사와 결기 있게 싸우는 모습을 보며 강점과 효용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었다.
원 전 지시가 경선 승리를 위해 이 지사에 맞서 이길 수 있는 본선 경쟁력을 부각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 발표된 전날(10일)에도 원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 ‘이재명을 이길 적임자, 원희룡’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금까지 몇몇 후보가 내부싸움에 몰두할 때 하루도 빠짐없이 이재명과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와 싸워서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는 원희룡뿐이다. 이재명과 붙는 순간 선(善)과 악(惡)의 싸움”이라고 적었다. 지난 9일 올린 글에서도 “이재명은 ‘부패 청소부’ 원희룡이 잡겠다. 저를 대선으로 보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원 전 지사는 유튜브를 통해 구축한 ‘대장동 1타 강사’ 이미지를 콘셉트로 만들어 본선 경쟁력을 강조한다는 구상이다. 원희룡 캠프 신보라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이러한 점을 언급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이재명식 사악한 정치는 퇴출대상이다. 사악한 후보는 대한민국에 해악”이라면서 “원희룡 후보는 팩트 중심 대장동 분석으로 이재명 후보를 압도할 수 있음을 보여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를 훤히 내다봤으니 깨부숴서 이길 일만 남았다. 이재명을 이길 유일한 후보다. 대장동 1타 강사에서 대한민국 1타 후보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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