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성경책을 쥐고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손바닥에 왕(王)자가 새겨진 모습이 노출된 후 일어난 ‘무속 논란’을 털어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 방문했다.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 이후 첫 주말 일정이다. 윤 전 총장은 취재진에게 한 손에 쥔 성경책을 들어 보이며 “우리 집에 원래 몇 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성경책은) 김장환 목사님이 따로 사서 주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에 들어서며 “우리 집사람이 어릴 때부터 교회를 열심히 다녀 구약을 다 외우는 사람”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이 부인 김건희 씨 소개로 역술인 ‘천공 스승’을 만났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해 무속인의 조언을 받는 것 아니냐고 공세를 펼쳤다. 교회를 방문하며 굳이 아내를 거론한 것은 이러한 주장을 의식한 행동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예배당 본당에서 두 손을 맞잡고 눈을 감은 채 고개 숙여 기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손뼉을 치며 찬송가를 따라 부르는 장면도 포착됐다.
예배를 마친 후에는 이영훈 순복음교회 담임목사를 예방했다. 이 목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며 환영했다. 이어 “너무 요만한 것을 갖고 이슈가 된다”며 “지도자가 되는 사람들은 사소한 것으로 서로 물고 뜯고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목사님 말씀 명심하겠다”고 화답했다. 교회 방문을 마친 후에는 SNS 계정에 ‘석열이형 밥 세 공기씩 먹던 여름성경학교 시절’이라는 글과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경선 예비후보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왕자를 새긴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다른 후보들은 ‘무속인 개입’ 문제를 제기하며 공세를 펼쳤다. 윤 전 총장은 이와 관련해 지지자가 응원의 의미로 손바닥에 왕자를 그려준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