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임산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코로나19 감염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도, 백신 접종이 태아에게 미칠 영향이나 접종 후 부작용 발생시 대응 방안 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5일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임산부 접종 계획을 발표하며 제기되는 여러 우려에 대해 설명했다. 당국과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유산 위험을 높이지 않으며 오히려 코로나19 감염시 조산이나 저체중아 출산 등 임신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위험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과 송준영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조금준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설명회를 통해 밝힌 내용을 문답 형태로 정리했다.
- 임신 기간 중 백신 접종을 하기에 안전한 시기가 있는가.
“ 제한을 두는 시기는 없다. 임신 기간에 어느 시기든지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접종 시기는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하면 된다. 단, 임신 초기(12주 미만)인 경우는 접종 전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진찰받고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 시험관 아기 시술(체외수정, IVF)을 시도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받아도 되나.
“시술은 백신 접종에 영향을 받지 않아 가능하다. 접종 후 며칠간 경미한 이상반응을 겪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접종 시기를 결정하면 된다. ”
-임신 중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나서 이상반응시엔 어떻게 하나.
“열이 날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을 권장한다. 임신 초기 열이 나면 태아 기형 등 위험성이 있어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3일 약을 먹은 뒤에도 발열이 지속되는 경우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 및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는 임신 20주 전후에 양수량 감소 및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고, 태아에게 드물지만 신장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
“질 출혈, 복통 등의 증상이나 가슴 통증, 압박감, 불편감, 호흡곤란 또는 숨 가쁨, 호흡 시 통증,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두근거림, 실신 등 증상엔 담당 산부인과 의료진의 진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백신 접종으로 태아가 잘못될 위험은 없는가.
“미국에서 접종을 받은 5000여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3개월 추적 조사를 한 결과 유산 위험은 12.8%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기존의 자연 유산 통계도 유산율이 11~12%다. 즉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유산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의 경우 백신과 무관하게 한 해 31만건의 임신 중 7만4000여건 유산이 발생한다. 통상 하루 200건 정도다.”
“반면 코로나19 확진시 위험은 확인된다. 미국, 영국 등 18개 국가가 참여한 연구에서 코로나19 비확진 임신부에 비해 확진된 임신부에서 조산 위험은 59%, 저체중아 분만 위험은 58% 높았다.”
- 임신중독증, 임신당뇨병 같은 임신 합병증과 B형 간염 등이 있는 임신부는 어떤가.
“영국과 일본 등은 오히려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임신부에게 접종을 권고한다. 기저질환이 있으면 코로나19 감염 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단, 기저질환자나 만 35세 이상 고위험 임신부는 접종 결정 전 전문의에게 충분히 안내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 모유 수유에 미치는 영향은 없나.
“mRNA백신은 체내에서 분해가 돼 모유로 배출되지가 않는다. 오히려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돼 코로나19 면역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백신 접종시 발생할 부작용 등 위험은 없나. 이미 임산부 접종을 실시한 다른 나라 상황은?
“결론적으로 임신한 여성과 임신하지 않은 여성 모두에게 발열, 주사 부위 통증과 같은 접종 후 반응은 비슷하게 나타났다는게 최근 연구 결과다.”
“미국에서 모더나나 화이자 등 mRNA 백신을 접종받은 임신부 14만8000여명 중 백신 접종에 따른 임신성 당뇨나 고혈압, 자간증 등 여러 질환율이 미접종 임신부와 다르지 않았다. 주사 부위 통증이나 전신 부작용 등도 임신하지 않은 여성과 유사했다. 영국은 6만2000명 이상, 스코틀랜드는 4000명의 임신부가 코로나19 접종을 받았으나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고 보고됐다. 이스라엘의 경우 올해 1~2월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산모 390명은 주사 부위 통증이나 발열이 비임신 여성과 다르지 않았고, 두통과 근육통은 오히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
- 1차 접종 후 임신했다. 예방접종을 받아도 되나.
“가능하다. 1차 접종 후 화이자는 3주, 모더나는 4주 간격을 두고 2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 ”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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