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전기차 업체 리비안(Rivian)은 최근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체로 꼽힌다. 다른 전기차 업체와 다르게 세단이 아닌 픽업트럭을 주력으로 하고, 아마존, 포드 등 기존 대기업의 지원 속에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리비안은 2018년 로스엔젤레스 모터쇼에서 픽업트럭 R1T와 SUV R1S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픽업트럭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종 중 하나다. 아직까지 픽업 트럭을 전기차로 내놓은 업체는 없다. 리비안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차량 인도를 시작하면 당분간 픽업트럭 전기차 시장은 독점하는 셈이다. 이 시장에는 내년에 포드 F-150, 테슬라 사이버트럭 등이 진출할 예정이다.
리비안 창업자 RJ 스카린지는 R1T가 완충하면 400마일(약 643km)를 주행하고, 제로백은 3초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1만1000파운드(약 5t)의 짐을 실을 수 있고, 3피트(약 1m)의 물에서도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가 전기차로 기존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려고 했다면, 리비안은 협력을 통한 성장을 택했다. 아마존은 2030년까지 10만대의 배달용 차량을 리비안에 주문했다. 현재 로스엔젤레스에서 시범운행 주이고 올해 말에는 16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의 ‘발’이 된다는 것은 리비안의 성공을 사실상 보장하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다.
이밖에도 리비안은 지난달 기준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R1T과 R1S 에 대해 약 4만8390대의 선주문을 받았다.
2019년 포드와 아마존이 각각 5억 달러와 7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두 회사가 25억 달러를 추가로 리비안에 투자하기로 했다.
성장 가능성, 충분한 투자 자금 등을 바탕으로 리비안은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에만 9억9400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리비안은 기업가치가 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삼성SDI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리비안은 향후 자체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안은 2023년 말까지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 배터리 자체 생산, 충전 네트워크 구축에 2030년까지 약 80억 달러(9조5000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리비안은 지난 4월 R1T 픽업 및 R1S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용 배터리 공급업체로 삼성SDI를 선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리비안은 IPO 서류를 통해 자체 배터리 개발이 “공급 연속성을 보장하고 앞으로 예상되는 회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제3의 조달 능력을 향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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