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이 집단으로 발병한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들이 50억원의 위로금을 받고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익산시는 “장점마을 주민에게 50억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체계적으로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한 민사조정안에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합의금은 마을 주민들이 애초 요구했던 157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의료비 지원 범위는 비료공장으로 피해를 본 장점마을 모든 주민의 치료비 일체로 정리됐다. 이를 위해 익산시는 다음 달 안에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다만 이 조정안은 민사조정을 신청한 주민 175명 중 찬성한 146명에게 우선 적용된다. 반대한 20여명은 현재의 소송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시 관계자는 “주민 대부분이 고령인 상황에서 수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소송 결과를 기다리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조정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조정안은 이르면 다음 주 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 사건은 일단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2001년 비료공장이 건립된 뒤 20년, 암 집단 발병 문제가 표면화한 지 5년여 만이다.

장점마을에서는 2001년 인근에 비료공장이 생긴 후 주민 17명이 각종 암으로 숨졌고, 10여명이 투병 중이다.
2016년 8월 마을 주민들이 진상 규명과 대책을 촉구하고 나선 뒤 환경부의 역학조사 결과, 발병 원인이 비료공장의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익산시 등 행정기관이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사태를 키운 점이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되기도 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주민에게 고통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 “현행 규정 안에서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조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편 앞으로 다시는 이런 환경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덧붙였다.
익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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