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값 동등해야”…서울대 청소노동자 유족, 산재 신청

Է:2021-09-3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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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명백한 업무상 재해” 산재 신청
이탄희 의원 “누구 아들은 50억 받아”
권동희 노무사 “12주 동안 7일 휴무”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앞에서 열린 서울대 청소노동자 고 이모 조합원 산재신청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유족 측 권동희 노무사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사망한 이씨가 12주 동안 7일밖에 쉬지 못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지난 6월 숨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이모(59)씨의 유족이 30일 “사망은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이씨 유족은 이날 오전 서울 구로구에 있는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앞에서 산재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이씨의 산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씨의 남편은 “서울대 당국자는 또다시 제 아내의 죽음이 과로에 의한 산재가 아니라고 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로 승인이 난다면 그 당국자는 서울대의 명예를 위해 떠나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동료들의 손가락질을 감내하는 몇몇 아내의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당신들은 저와 사회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이날 유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노조는 “사망의 주요 원인은 직장 내 괴롭힘과 과중한 노동 강도에 있다”며 “이는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유발했고, 업무상 발생한 중대 재해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앞에서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관계자들이 서울대 청소노동자 고 이모 조합원 산재신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회견에 동석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의 50억원 퇴직금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오늘도 다시 한번 사람 목숨값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며 “누구는 국회의원 아들이라고 산재 위로금을 50억원씩 받아 가는데, 누구는 힘든 환경 속에서 목숨을 잃고 산재를 신청한다는 이유로 모욕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국민의 목숨값을 동등하게 대우하고 있는지, 이 산재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할 것인지 두 눈 부릅뜨고 함께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본부장도 “화천대유는 7년 일한 31살 대리에게 퇴직금으로 50억원을 지급했는데 이 가운데 44억원이 산재 위로금이라고 한다”며 “서울대 청소노동자는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결국 죽음으로 내몰렸다. 명백한 산업재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산재 처리를 맡은 권동희 노무사는 숨진 이씨에 관한 자료와 동료들의 증언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과중한 업무가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씨는 급성심근경색 파열로 사망하기 전 12주 동안 휴일이 7일에 그쳤고, 가장 길게는 17일간 연속 근무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지난 6월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으로, 현장을 확인한 경찰은 극단적 선택 및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판단했다.

유족과 노조 측은 이씨를 비롯한 청소노동자들이 서울대 측의 지나친 업무 지시 및 군대식 인사 관리 등 직장 내 갑질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청소노동자에게 필기시험을 보도록 한 것과 복장 점검을 한 기숙사 안전관리팀장 A씨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서울대 인권센터도 이달 14일 인권 침해로 판단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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