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영화 ‘노팅 힐’을 연출한 영국 감독 로저 미셸이 6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족은 성명을 통해 미셸 감독이 지난 22일 숨을 거뒀다고 알렸다. 가족은 성명을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숨진 장소와 사인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영국 외교관 부친을 둔 미셸 감독은 1956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주로 해외에서 보냈다.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진학해 연극을 접했고 영국 국립극장과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에서 연출가 경력을 시작했다.
1990년대 TV 드라마와 영화로 활동 범위를 넓힌 그는 1999년 개봉한 영화 ‘노팅힐’로 대성공을 거뒀다. 미국 스타 여배우와 영국 서점 주인의 로맨스를 그린 이 영화는 주연 배우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의 섬세한 연기와 더불어 미셸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이 더해지며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AP통신은 “‘노팅 힐’은 영국 영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작품 중 하나였다”며 “미셸은 배우들로부터 훌륭한 연기력을 끌어내는 감독이었다”고 전했다.
미셸 감독은 '노팅 힐' 성공 이후 벤 애플렉과 새뮤얼 L. 잭슨이 출연한 미국 할리우드 영화 '체인징 레인스'(2002)를 연출했으나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다. 007 영화 시리즈 중 하나인 ‘퀀텀 오브 솔러스’ 감독 제의도 받았지만, 각본 등의 문제로 연출을 거절하기도 했다.
미셸 감독은 이후 제임스 본드 역할로 잘 알려진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와 함께 ‘마더’(2003) ‘사랑을 견뎌내기’(2004) 등을 찍었고, 피터 오툴 주연의 ‘비너스’(2006)를 연출했다. 이밖에 ‘하이드 파크 온 허드슨’(2012) ‘나의 사촌 레이첼’(2017) ‘더 듀크’(2020) 등의 메가폰을 잡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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