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산모가 산부인과와 함께 운영하는 산후조리원을 찾은 30대 산모가 엿새 만에 숨지자 유가족들은 해당 산부인과가 제때 진료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YTN은 17일 기저 질환도 없고 건강했던 30세 산모가 산후조리원에 들어간 지 엿새 만인 지난 7월31일 숨졌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가족은 산모의 계속된 통증 호소에도 해열제만 처방한 병원의 미흡한 대처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10월 결혼 후 아이를 갖게 됐고 출산 후 조리를 위해 산부인과를 함께 운영하는 파주의 한 산후조리원을 선택했다고 한다. 병원과 함께 있어 안심할 수 있겠다 싶었고 맘카페를 통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숨지기 사흘 전부터 산모는 갑작스레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조리원과 연계된 산부인과를 찾았지만, 문제가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산모는 의사에게 4차례나 통증을 호소했지만 타이레놀만 처방해줬다며 괴로워하는 메시지를 숨지기 전날 지인에게 남기기도 했다.
이튿날 새벽 2시쯤 산모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남편에게 전화했다. 남편은 이게 부부의 마지막 대화였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큰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응급차가 산후조리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쇼크로 인한 심정지 상태였다.
심폐소생술에도 끝내 깨어나지 못한 산모는 부검 결과 대동맥벽이 찢어져 혈관이 파열되는 ‘대동맥 박리’였다. 해당 질환은 하루 이상 방치할 경우 사망률이 급격히 올라간다. 황망하게 아내를 잃은 남편은 병원 측 대처에 더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사과는커녕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며 선을 그었다는 게 남편의 주장이다.
남편은 산모가 통증을 호소할 때 추가 검사를 하거나 흉부외과 등 다른 과로 보내 진료를 받게 했다면 이런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거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남편 김모씨는 YTN에 “3번, 4번 같은 부위를 아프다고 하는데, 병원에서 사람 살리는 의사라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자기가 모른다고 하면, 큰 병원으로만 보냈어도 이런 일이 안 벌어졌을 텐데…”라고 말했다.
더욱이 해당 조리원은 산모가 숨지거나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때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도록 왜 있지만 한 달 반이 넘도록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 측은 병원을 상대로 배상과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민‧형사 소송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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