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홍익대 미대 교수가 해당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전면 반박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홍익대 미대 A교수는 15일 4장 분량의 공식 입장문을 통해 “너무나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하니 일일이 반박하기도 어려울 정도”라며 “학교 측의 진상조사 등에 당당히 참석해 저의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의혹을 제기한 학생들에게 자신의 명예를 그만 실추시키고 만약 주장이 사실이라면 공식적인 법적 대응을 할 것을 요구했다.
A교수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후 몇 번이나 다이어리를 다시 열어보고 기억을 되짚어 보는 등 지나온 저의 삶을 돌아봤지만 이런 공격을 받을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며 “제가 강의실 등에서 성희롱과 폭언을 계속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대는 강의평가 익명 설문에서 ‘국적·종교·성별·전공·소속 등과 관련한 차별적 언행의 유무’를 묻는데 제가 강의한 4년 총 43개 과목에서 단 1명의 학생도 그런 사실이 있다고 답변하지 않았다”며 “저들이 주장하는 N번방 발언과 ‘밝히게 생겼다’ 등 성적 발언이 한 번이라도 있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저들이 주장하는 ‘(성관계를 위해) 날을 잡자’는 발언의 근거로 추측되는 상황이 있다”며 “지난 4월 한 졸업생이 연락해 함께 점심을 하고 3~4시간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A교수는 “그때 둘 다 담배를 피울 곳이 없어 오후 2시쯤 제 차를 타고 망원동 고수부지에 갔는데 그 졸업생의 이야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며 “날을 잡자는 것은 성적으로 부담스러운 대화가 계속되는 자리를 피하기 위해 ‘다음에 보자’는 취지로 건넨 인사치레였지, 성관계를 위한 날을 잡자는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들이 주장한 ‘영향력 있는 사람과 잠자리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언젠가는 나랑 잘 것 같지 않으냐’ 등과 비슷한 말조차 꺼낸 적이 없고 해당 졸업생과도 이후 연락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A교수는 “지난 며칠은 제게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며 “누구보다 사랑했던 제자들이 저의 인격을 짓밟는 상황을 참으로 견디기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설령 교단을 떠난다고 해도 왜곡과 선동에 밀려 떠날 수는 없다”며 “제보자가 10명이라는 등 숫자만 늘어놓으면서 제 명예를 훼손하지 말고 주장이 사실이라면 즉각 경찰이나 검찰에 고소하기를 바란다. 저는 당장 내일이라도 법정에 나설 자신이 있다”고 전했다.
또 “만약 근거 없는 왜곡으로 저를 계속 공격한다면 제가 먼저 고소·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A교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취합한 피해사례에는 A교수가 “너는 작가 안 했으면 N번방으로 돈을 많이 벌었겠다”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으로 쳐다보면서 사실은 제일 밝힐 것처럼 생겼다” “너는 언젠가는 나랑 XX를 하게 될 것 같지 않느냐” 등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자신을 A교수의 제자라고 밝힌 학생 17명이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공동행동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성희롱 의혹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이들은 “공동행동 측에서 실제 A교수의 강의를 들은 사람은 단 1명도 없다”며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인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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