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을 피해 미국으로 탈출하는 아프간 성인 남성 난민 일부가 어린 소녀를 아내로 삼은 뒤 입국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9일 미국 야후뉴스는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이 난민 사이에서 인신매매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인신매매의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해 대처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5일 매체가 입수한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CBP 등 관계 당국이 10세 전후의 소녀를 ‘어린 신부’로 삼고 함께 미국에 입국한 아프간 남성들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어린 신부’에 대해 최초 보도한 AP통신은 나이든 남편들에 의해 강간당하거나 성적으로 학대당한 사실을 밝힌 소녀들의 사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에도 비슷한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현재 아프간 난민 다수가 머무는 곳에서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나이 지긋한 아프간 남성들이 어린 소녀를 아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야후 뉴스에 “60세 정도 된 남성이 12세 소녀를 두고 ‘저 사람이 내 아내야’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소녀는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나이 든 남성과 강제로 결혼했고, 그 뒤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외에 다른 아프간 성인 남성은 이미 2명 이상의 아내가 있지만, 동행한 미성년 여자아이와 결혼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강제적이거나 강압적인 결혼은 아프간인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탈레반으로부터 탈출시키고, 서방 국가로 대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행하는 절박함의 정도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CBP 당국자는 “탈출 과정에서 신원조사가 최소한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탈출을 위해 행해지고 있는 조혼을 비판했다. 그는 “이것이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결혼이냐”며 “우리 눈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녀들이 실제로 구출된 건지 아니면 더 사악한 의도나 목적이 있는지 우리는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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