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치러진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시험지 사전 유출이 경남의 한 고등학교 재학생의 불법 촬영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도교육청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한 고등학교 3학년 A 학생이 9월 모의평가를 치루기 전 사회탐구영역 중 세계지리 과목 시험지를 불법 촬영한 사실을 지난 4일 담임교사에게 자백했다”고 밝혔다. A 학생은 시험지 사전 유출 의혹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고 자백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일 국민신문고에는 9월 모의평가 세계지리 문제지가 사전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라왔다는 제보가 올라왔고, 경남도교육청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조사에 따르면 A 학생은 모의평가 하루 전날인 지난달 31일, 모두가 귀가한 오후 10시쯤 두고 온 물건을 찾으러 학교를 찾았다. 1층 창문을 통해 내부로 진입한 A 학생은 학교에 온 김에 우산을 가져가기 위해 진학상담실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진학상담실에서 9월 모의평가 시험지를 발견한 A 학생은 세계지리 과목을 빼내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을 했다. 그리고는 시험지를 원 상태로 돌려놓은 다음 학교를 빠져나왔다. 계획적으로 시험지를 유출하려는 게 아니고, 우연히 시험지를 발견해 불법 촬영을 했다는 설명이다.
A학생은 불법 촬영을 한 이유와 관련, 과외교사에게 수시에서 학교장 추천 전형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모의평가 결과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지를 불법 촬영한 이후 A 학생은 모의평가 당일 아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특정 과외교사에게 문제풀이를 요청한 바 있다.
도교육청은 모의평가 성적은 수시 지원과 같은 대입 지원에 있어 어떠한 이익도 없기 때문에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A 학생이 다른 과목 시험지도 불법 촬영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로 경찰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시험지 관리가 허술했다고 보고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원칙대로라면 모의평가를 비롯한 모든 시험지는 교무실 내 평가관리실에 이중 잠금장치를 한 후 보관해야 한다. 도교육청은 이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관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지도록 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일 국민신문고에는 9월 모의평가 세계지리 문제지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받았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제보자는 과외 신청을 받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아직 문제지가 배부되지도 않은 세계지리 시험의 문제를 풀어달라는 것을 수상히 여겨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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