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감염됐다 완치된 사람의 경우 백신 1차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항체가 생긴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명지병원 임재균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1일 대한의학회지(JKMS)에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회복한 의료진 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감염 후 회복된 의료진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중화항체 생성 여부와 이상 반응을 추적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된 사람에 대한 백신 접종 필요 여부와 접종 시기, 접종 횟수에 대한 합의된 지침을 찾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대상이 된 의료진 2명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격리병동에서 근무하다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1명은 무증상이었고, 나머지 한 명은 열흘간 가벼운 상기도 감염 증상을 보이다 호전됐다. 둘 다 폐렴 소견은 없었으며 항바이러스제나 스테로이드 등의 치료제 투여 없이 회복한 경우다.
두 사람 모두 코로나19 감염 후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 면역글로불린 항체와 중화항체가 퇴원 후 2주, 4주 차에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확인됐다.
이후 이들은 지난 3월 중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1차 접종했다. 감염 후 약 10개월 만이다. 1차 접종 3주 뒤인 4월 초에는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연구팀이 이들의 1차 접종 후 3주 차 혈액검사를 한 결과 면역글로불린항체와 중화항체가 매우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 감염 후 항체의 30~40배 수준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2차 접종 후 실시한 2주 차 혈액검사에서의 면역글로불린과 중화항체는 1차 접종 후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대신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은 2차 접종의 강도가 더 높았다. 1차에서는 둘 다 경증의 국소반응을 보였지만, 2차 접종 후에는 발열과 두통, 오한, 근육통과 같은 전신반응을 3~4일 호소했다. 연구에 참여자 2명도 백신 2차 접종 후 이상 반응의 강도가 더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력이 있는 사람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1회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항체가 생기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코로나19 완치자의 경우) 현재의 2회 접종 지침을 1회로 수정하면 백신 절약으로 부족한 수급 상황을 개선하고 개인에게는 2차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력이 있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백신 접종이 필요한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더욱 정교하게 설계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앞서 해외에서도 이와 같은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의 플로리안 크레이머 교수 연구진은 지난 2월 1일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코로나 완치자는 2회 접종 대신 1회 접종만으로도 백신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팀은 감염 경험이 있는 41명을 포함, 109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후 면역반응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 완치자가 미감염 접종자보다 더 강력한 항체 반응을 나타냈다. 크레이머 교수는 “코로나 완치자는 백신 1회 접종으로 충분하다고 본다”며 “그렇게 하면 2회 접종으로 인한 코로나 완치자의 불필요한 고통을 예방하고 백신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일대 의대의 면역학자인 아키코 이와사키 교수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은 백신 1회 접종에도 다른 사람이 2회 접종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강력한 면역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에게는 1회 접종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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