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부터 시행돼온 ‘게임 셧다운제’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셧다운제로 인해 그간 만 16세 미만 청소년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컴퓨터(PC)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없었다. 정부는 강제 조치를 폐지하는 대신 자율을 강조하는 ‘게임 시간 선택제’로 일원화시키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셧다운제 대신 게임시간 선택제 활용이 주 내용이다.
게임 이용시간 제한과 관련한 제도는 게임 셧다운제, 게임시간 선택제 두 가지가 있었다. 게임시간 선택제는 18세 미만 본인과 부모 등 법정대리인이 요청하면 원하는 시간대로 이용 시간을 조절하는 제도로 2012년부터 시행 중이다. 이 중 셧다운제가 폐지되고, 게임시간 선택제만 남게 된다.
셧다운제 폐지론이 힘을 얻은 건 지난 10년간 미디어 환경이 변화한 영향이 크다. 셧다운제가 적용되는 PC 온라인 게임 대신 모바일 게임이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청소년의 90.1%는 모바일 게임을 이용했고, PC 온라인 게임 이용 청소년은 64.3%에 그쳤다. 게임보다 1인 방송, SNS 등 다른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청소년도 늘었다. 청소년의 82.8%가 사진과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했고 게임은 59.2% 수준이었다.
정부는 셧다운제 폐지 방안과 함께 인터넷 과의존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함께 내놨다.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등 학령전환기 학생은 모두 인터넷·스마트폰 이용 습관 진단조사를 하게 된다. 청소년이 게임 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도 활성화한다. 다만 셧다운제 폐지를 위해선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셧다운제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은 3건이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일각에서는 게임시간 선택제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제일 큰 게임회사 7곳의 40개 게임을 조사하니 적게는 1%, 많게는 28% 정도가 선택제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전반적으로 사용률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앞으로 게임 내 자녀보호 기능 시스템 등을 널리 알리고 선제적으로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중견 게임사 관계자는 “셧다운제는 실효성이 없던 거라 폐지되더라도 업계에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의견의 대립이 있던 규제가 사라졌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게임에 대한 이미지 제고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반면 게임시간 선택제의 경우 해외 게임사 입장에선 여전히 별도 서버를 구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최예슬 이다니엘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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