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의 탄소중립을 이끌어 나가려는 「인천탄소중립포럼」(상임대표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이 18일 발대식을 갖고 공식 활동에 돌입했다.
행사는 코로나로 인해 오프 라인과 유튜브 생방송 온라인 송출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세계 각국은 이른바 탄소 중립(炭素中立; Carbon neutral) 즉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 것을 선언하고 구체적 대책 수립과 행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에 대통령의 국회 시정 연설을 통하여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
그러나 탄소중립, 말은 쉽지만 참으로 지난한 과제다. ‘전례 없는’ 변화가 쉬울 리가 없다. 더 큰 문제는 사실 탄소중립이 일반시민들에게 무척 낯선 용어라는 점이다. 탄소가 무엇인지, 정부는 이 탄소를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그게 내 삶과는 또 무슨 상관인지, ‘탄소중립’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이런 정보와 맥락을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시민은 결코 많지 않다. 그러므로 여러 지자체에서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지만, 시민사회 구석까지 그 의미가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천탄소중립포럼」은 우선 기존 한계를 돌파하는 일에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포럼의 최계운 상임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기후온난화에서 기후변화로 관점이 바뀌고 이어 최근 기후위기라는 용어가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그 의미의 변화에 대해 무심하듯, 탄소중립이라는 개념도 시민들에게 여전히 낯선 단어”라면서 “포럼은 매달 세미나 개최를 통해 기후위기와 그 실천방안인 탄소중립의 의미가 시민사회의 저변에 도도히 흐르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최 상임대표는 스웨덴의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언급하면서 “티백을 찻잎으로 바꾸고 1주에 한번 채식하는 것만으로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탄소중립의 시대는 ‘문명사적 전환’을 요구하는 기후위기의 중요한 실천전략이므로, 시민들의 ‘기후 침묵’ 곧 기후위기에 대한 무관심을 깰 단초를 포럼이 만들겠다”고 했다.
최 대표는 포럼 출범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탄소중립 실천에 대한 시민의 공감과 지지”라고 강조하면서 “발대식 이후 현재 포럼의 운영위원 체제를 넓혀 시민단체와 교육계를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를 구축해, 인천시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인천을 탄소중립의 메카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대식에 이어 포럼창립 기념심포지움이 열렸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유연철 (전)기후변화 대사는 ‘2021 P4G 정상회의후속 탄소중립실천방안’이라는 주제발표에서, P4G 개요와 2021년 P4G 서울정상회의 성과를 설명하였다. 유 대사는 “서울정상회의가 ‘포용적 녹색회복을 통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이라는 시의적절한 주제를 다뤘으며, 서울선언문을 통해 기후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결집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면서 “서울선언문 후속조치의 체계적 이행과 2023년 제28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COP28)를 한국이 유치토록 하고자 하는 문제들이 향후 과제”임을 밝혔다.
이어 두 번째로 심보균 UN거버넌스센터 원장이 ‘탄소중립을 위한 지자체 및 민간주도의 거버넌스 역할’이라는 주제발표를 하였다. 심 원장은 2021년 5월 현재 탄소중립을 선언한 지자체가 전국 243곳이라면서 “한 국가의 모든 지방정부가 2050탄소중립 선언에 동참한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며, 중앙정부도 지자체 계획수립 지원 및 지역균형 뉴딜을 활용한 재정지원 등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시민사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시민 하나하나가 기후위기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하며, 탄소중립 및 녹색미래 실천방안을 위한 정책 참여 및 소통강화의 노력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안지환 한국지질연구원 탄소광물화 사업단장은 ‘플라스틱 재활용과 순환경제의 신산업’이라는 주제로, 미세플라스틱의 발생원인과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대한 발표를 하였다. 안 단장은 우선 “미세플라스틱은 지름 5mm미만의 입자를 말하며, 다양한 경로에 의해서 발생하고,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죽음의 알갱이’로 불리운다”면서 “독성을 가진 유해물질과 잘 결합하기 때문에 동식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이어 플라스틱재활용을 통한 자동차 적용기술을 설명하면서, “GM, FORD, CHRYSLER, NISSAN 등 해외자동차 회사들은 플라스틱을 시트쿠션이나 대시보드방음재구성부품 또는 공기유입조정장치 등에 재활용하고 있다”며 “플라스틱 병이 완전히 녹아 사라지는데 450년이 걸리고, 플라스틱 백은 200~1000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플라스틱 재활용기술을 더욱 발전시킴으로써 순환경제의 신산업을 발흥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긴다”며 기후변화의 지속성을 위한 플라스틱 재활용 측면을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포럼의 유문무 사무처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종합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자들은 ‘인천탄소중립포럼’의 창립이 매우 시의적절함을 공감하면서 인천이 탄소중립도시로 가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인천은 그동안 反환경적 도시 이미지가 굳게 드리워져 있음을 지적하면서 “인천이 자원순화 도시, 탄소중립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정부·기업·시민사회 3주체의 파트너십이 중요한데, 특히 시민사회는 정치적 중립성을 견지하면서 미래세대가 기후변화 대응에 주요행위자로 역할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류권홍 원광대 교수는 현재의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에너지와 경제 및 일자리 정책과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특히 “EU의 탄소중립 정책은 공정성·경쟁력 확보·녹색전환을 원칙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상기해볼 때,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좀 더 공정의 의미와 구체적 실천방안을 담을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윤관옥 인천일보 기획실장 겸 방송국장은 “인천은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하면서 석탄화전의 조기폐쇄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분산설치를 추진 중이며, 인천서구는 탄소중립추진단을 만들고, 민간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한 생활 속 실천운동이 진행중”이라면서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 비중에서 에너지 공급부문과 산업부문이 약 73%를 차지하고 있는 바, 인천에서는 이 두 부문에 대한 탄소중립 이행계획의 성공을 위해 치밀한 정책적 일관성과 지역여론의 공감대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박한준 송도발전협의회 사무총장도 탄소중립의 세계적 흐름을 인정하면서, 2050 탄소중립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체계적인 홍보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특히 조강희 환경브릿지연구소 대표는 인천의 기후부시장 도입과 탄소인지 예산제도 마련 등을 통해 인천을 환경특별시로 만들면서, 2023년 COP28의 인천유치를 위해 중앙정부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최혜자 인천물과미래 대표는 “기후위기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안전, 주거, 에너지, 이동권, 시민교육 등 인간의 삶과 관련된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며, “지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지키는 탄소중립 문제는 기후위기에 취약한 사회적 취약계층에 삶의 어려움을 가중시키지 않는 포용적이고 공정한 전환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천탄소중립포럼은 발대식과 심포지움을 마치면서 인천의 사회경제적 지형과 환경적 지형을 바꾸기 위해, 매달 시의성과 대중성 있는 주제로 참신한 주제발표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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