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펭귄이 죽어가고 있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에 목숨을 잃는가 하면 얼음(해빙)이 줄어들어 멸종 위기를 겪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비정부기구(NGO) 에두카마르(Educamar)에 따르면 지난 7일 브라질 남부 산타 카타리나주의 파수 지 토히스와 아라랑과 사이 대서양 해변 모래사장에서 마젤란 펭귄 59마리가 죽은 상태로 발견됐다. 브라질 대서양 해변에서는 아르헨티나, 칠레, 포클랜드 등에서 이동해 온 마젤란 펭귄이 종종 죽은 채 발견된다. 하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폐사한 것은 이례적이다.
마젤란 펭귄의 사망 원인을 두고 환경오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두카마르는 “바닷물 오염 때문에 펭귄들이 죽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펭귄들이 살아서 해변에 도착하더라도 구조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브라질 대서양 해변에선 환경오염으로 죽은 마젤란 펭귄이 종종 발견된다. 지난해 9월 브라질 해변에서 발견된 죽은 마젤란 펭귄의 몸속에선 마스크가 발견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사용이 늘어나면서 누군가 해변에 버린 마스크를 굶주린 펭귄이 삼킨 것으로 추정됐다. 죽은 마젤란 펭귄 위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밖에 황제펭귄이 기후변화로 멸종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어류·야생동물국은 번식지 파괴를 이유로 황제펭귄을 멸종위기종 보호법에 따른 위기종 목록에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조치는 기후변화 때문에 바다 해빙이 급감해 황제펭귄이 대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나왔다.
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리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탄소배출과 기후변화가 계속 이뤄진다면 황제펭귄 집단의 70%가 2050년까지, 98%가 2100년까지 멸종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펭귄인 황제펭귄은 해빙이 늘어나는 겨울에 남극에서만 번식한다. 이들은 수천 마리씩 뭉쳐 섭씨 영하 40도 강추위와 시속 144㎞ 강풍도 견디지만 해빙이 부족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실제 2016년 남극 핼리베이의 해빙이 일찍 사라져 방수 기능이 있는 깃털을 갖출 때까지 성장하지 못한 새끼 황제펭귄 1만 마리가 익사했다. 남극 해빙은 계절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지만 최근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겨울에 예전 규모를 회복하지 못하는 사태가 나와 우려를 사고 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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