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7년만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서울 지역 하천 수온이 급상승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올해 7월 서울 지역 하천의 평균 최고 수온이 예년(1994~2020년 평균)에 비해 최대 3.1℃까지 상승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원은 1993년부터 한강 본류(노량진, 선유) 두 곳과 지천(중랑천, 탄천, 안양천) 세 곳에서 실시간수질측정소를 운영하여 측정소별로 수온을 포함한 13~17개의 수질 항목을 5분 간격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 하천은 예년에 비해 한강 본류의 경우 평균 수온이 2.2~2.3℃ 높아졌고, 지천은 2.2~2.8℃ 상승했다. 이러한 수온 상승 추세는 평균 최고 수온에서 더욱 두드러졌는데, 한강(노량진)이 26.7℃로 예년에 비해 2.6℃ 상승했고, 안양천의 경우 평균 최고 수온이 31.2℃로 예년보다 3.1℃나 상승했다. 특히 안양천은 평균 최고 수온 31.2℃를 기록했는데, 이는 7월 폭염이 극심했던 1994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며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 7월 평균 최고 수온보다도 1.0℃ 높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한강 본류보다 지천의 수온 상승폭이 더 큰 이유에 대해 “지천은 한강에 비해 수심이 얕고 유량이 적어 기온 변화에 훨씬 민감하기 때문”이라며 “유량이 매우 적은 소하천이나 정체구간은 기온 영향이 더 클 것이다”고 예상했다.
기상청 관측자료에 의하면 올해 7월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이 32.2℃를 기록, 1994년(32.6℃) 이후 가장 높게 관측되었다. 이같은 수온 상승은 환경 변화에 민감한 소하천에서의 생태 건강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데, 연구원은 실제로 최근 폭염 기간 동안 서울 소하천에서 발생했던 물고기 떼죽음 사고 두 건이 급격한 수온 상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7월 물고기 폐사 사고가 발생한 목감천과 장지천 모두 수심이 깊지 않은 도심 소하천으로 수온 상승과 같은 급격한 수생태계 변화에 어류가 대응하기 취약한 환경이다.
수온이 높아지면 조류나 미생물, 어류 등과 같은 생물의 물질대사와 호흡률이 빨라지고, 산소의 용해도(DO)는 감소되는 등 수온과 하천생태계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어류는 외부의 온도 변화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로 스스로 체온을 유지할 수 없고 견딜 수 있는 온도 범위를 가지고 있어 그 한계(최고 내성온도)를 초과하면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연구 사례에 따르면 잉어가 견딜 수 있는 수온은 32℃ 정도이다.
신용승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하천 생태계까지 위협할 수 있다”면서 “연구원은 앞으로 여름철 폭염 영향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수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도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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