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포환던지기 은메달리스트인 미국의 레이븐 손더스가 2020 도쿄올림픽 시상대 위에서 양손을 교차해 정치적 표현인 ‘X’자를 그려 논란이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은 “이번 대회 시상식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포환던지기 은메달을 수상한 손더스의 시상대 사진과 함께 해당 소식을 전했다.
손더스는 전날 도쿄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여자 포환던지기 결선에서 19m79를 던졌다. 그는 중국의 궁리자오 선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시상식에서 사진 촬영 포즈를 취하던 도중 손더스는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X’자를 만들었다.
손더스는 인터뷰에서 제스처를 취한 이유에 대해 “전 세계에서 분투하고 있지만, 자신을 대변할 플랫폼이 없는 사람들을 기리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손더스는 흑인이자 공개적인 성소수자다. 자칭 ‘헐크’ 손더스는 자신이 우울증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SNS에도 “흑인이나 성 소수자이거나 정신적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에게 메달을 바친다”고 적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선수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 기회를 확대했다. 그러나 경기 도중이나 시상식에서는 여전히 이를 금지하고 있다.
NYT는 손더스의 제스처에 대해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메달 박탈 및 향후 대회 출전 금지 등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다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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