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를 의심하고 찾아온 아내와 아들을 차량으로 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에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남성 측은 당시 사고가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국민참여재판으로 공판이 진행됐지만, 국민배심원단은 전원 유죄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윤경아)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특수폭행 혐의 유죄를 인정해 지난달 15일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1월10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하남시의 한 주차장에서 외도를 의심하고 뒤따라온 아내 B씨(58)와 아들 C씨(29)를 차로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A씨는 내연녀와 함께 있는 모습을 B씨와 C씨에게 들킨 후 차량을 이용해 황급히 빠져나가려 했고, 이 과정에서 B씨와 C씨를 차량 앞부분과 뒷부분으로 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한달 여 뒤인 12월20일 오전 9시30분 서울 광진구 도로에서 자신의 차량을 가로막은 B씨를 피하다 B씨의 다리 부위를 들이받은 혐의도 받는다.
A씨 측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공판에서 “피해자들을 차로 충격한 사실이 없고, 설령 접촉했더라도 이는 피해자들이 이동하는 차량에 접근하다 발생한 것으로 상해 또는 폭행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배심원단 7명은 공소장에 기재된 2019년 11월10일 사건에 대해 전원 유죄 인정 의견을 냈다. 특수상해미수죄·특수폭행죄를 유죄로 인정한 배심원은 1명, 특수상해미수죄만 유죄로 인정한 배심원은 2명, 특수폭행죄를 유죄로 인정한 배심원은 4명이었다. 다만 이들은 2019년 12월20일 사건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 역시 “A씨는 외도현장에서 떠나고 싶은 마음에 피해자들이 차량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차량을 움직여 피해자들을 폭행한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했으며, A씨 아들인 C씨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폭행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2019년 12월20일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피해 도로변에 차량을 세우려 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와 차량의 접촉 정도도 매우 가벼웠다”고 판단했다.
김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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