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역학조사요원’으로 공직 첫발 내디딘 양천구 새내기들

Է:2021-07-3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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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시보 해제…힘들때 가장 큰 힘은 따뜻한 말 한마디, 주민의 격려가 긍정에너지로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시보해제된 새내기 공무원들에게 보낸 축하엽서.

올해 서울 양천구의 새내기 공무원 12명은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으로 공직생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으며 백신 접종의 희망이 꿈틀대던 올해 2월 양천구 12명 새내기 공무원들에게 펼쳐진 첫 관문은 코로나19 대응이었다.

보건소로 발령을 받은 이들에게 주어진 첫 번째 임무는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 업무로, 확진자 발생에 따른 이동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이들은 ‘역학조사요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역학조사요원은 우선 전화 인터뷰를 통해 증상발현과 동거가족에 대한 기본적 사항을 조사하게 된다. 증상의 정도와 기저 질환 유무 및 동거가족 여부도 기록한다. 여기까지가 기초 역학조사이고 어디를 다녀왔는지, 누구를 만나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확진자의 구체적 동선을 조사하는 과정이 심층 역학조사다. 카드결제 내역과 CCTV 모니터링 등 추가전파를 막기 위해 섬세한 작업도 이 과정에서 이뤄진다. 이렇게 동선을 파악한 후에는 접촉자를 자가격리자, 능동감시자, 단순검사자 등으로 분류해 개인별로 안내한다.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는 방역을 위한 조치가 이어진다. 이들은 시스템 등록과 코로나와 관련된 다양한 민원업무도 맡고 있다.

확진자 한 명에 따른 접촉자가 100명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고,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일용직 근무자들에게 자가격리를 안내하며 마음 아팠던 일, 격리로 인해 시험을 볼 수 없게 됐다며 격리기간을 줄여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던 주민을 설득해야 했던 일 등 힘든 순간들도 적잖았다.

하지만 이들이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무엇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 6개월 남짓의 공무원 생활 동안 마음에 담긴 가장 큰 보람은 주민들의 “감사하다, 고생이 많다”는 격려의 말이었다고 한다. 낯선 업무 환경에 역학조사라는 생소한 업무를 묵묵히 해나가는 만큼 긴장과 스트레스 역시 누적돼갔지만, 그 중 마주한 누군가의 ‘공감’이 이들에게는 그 어떤 말보다도 감동이자 뭉클함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사회복지직렬로 임용된 홍대현 주무관은 “어린 자녀의 확진 사실을 알리기 위해 어머니에게 전화했을 때, 수화기 너머 들려오던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잊히지 않는다”며 “팬데믹이라는 재난 상황이 사람마다 얼마나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가는지를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행정직렬 손소담 주무관도 “코로나는 뉴스에서나 접하던 소식이었다. 걱정과 긴장 속에 업무를 시작했지만, 일선에서 직접적으로 주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처음이라 서툴고 실수도 많다. 크고 작은 고충들이 매일 새롭게 느껴지지만 주민들을 대하는 선배들의 ‘프로다움’을 빨리 배우고 싶다는 열띤 태도는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앞으로 이들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 아름다운 꽃길을 지날 때도 있고,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위기는 반드시 끝날 것’이라는 믿음과 ‘현재의 마음가짐으로 오래도록 간직하겠다’는 긍정 에너지가 있기에 그들의 발자취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다.

8월 1일 이들은 시보(試補)에서 해제된다. 임용 후 6개월의 시보 기간을 거쳐 정규 공무원이 되는 이들이 가장 바라는 점은 ‘코로나 상황이 끝나면, 무엇이든 다양한 업무를 배워보고 싶다는 것’이다. ‘좋은 팀원을 만나 일하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31일 “열린 마음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내리사랑’의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항상 긍정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있는 신규 공무원들에게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시보 해제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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