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을 두고 정치권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언론인 출신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29일 “피해자 입장을 생각하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언론에 의한 확실한 피해구제 장치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대에서 열린 청년 토크콘서트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 ‘언론의 자유에 어긋난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동아일보에서 20년간 기자 생활을 했던 이 전 대표는 “대부분 언론인은 훈련을 받은 분들이라 문제가 없지만, 최근에는 그러지 못한 분들도 계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언론에 의해 한 번 상처를 받은 분들은 그것을 회복할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는다”며 “확실한 구제 장치를 둬야 언론에 의한 피해가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동성애와 동성혼에 관한 입장도 내놨다. 대권 주자로서 성 소수자의 권리 증진을 위해 어떤 제도를 마련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동성애는 개인의 영역으로 차별이나 편견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성혼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전 대표는 “동성애와 동성혼은 구분해서 접근했으면 한다”며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정의당이 21대 국회에서 당론으로 채택해 추진 중이기도 한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국회 내에서 최대한 노력해서 합의 처리가 되도록 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답했다.
한편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중과실 추정 조항 등의 내용이 담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다음 달 8월 25일 본회의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은 “언론 재갈 물리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원회 전체회의 개의를 미루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언론 현업단체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언론중재법 처리를 저지하고 나섰다.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는 “위헌적 법률개정을 중단하고 기득권부터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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