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54)씨가 지난 24일 광주 서구에 위치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실과 5·18민주화운동의 거점인 들불야학의 옛터 서구 광천동 시민아파트를 찾았다.
이날 김씨는 광주 경선대책본부, 기본소득국민운동 광주광산본부 출범식, 청정포럼, 희망사다리 모임 등을 방문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 25일에는 전남 나주로 가 ‘기본국가로청년포럼’ 나주본부를 방문했다.
이 같은 김씨의 1박 2일 광주전남 일정이 이 지사의 대권 행보의 지원자로서 본격적으로 대외 활동에 나선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현직 도지사 신분으로 선거운동에 제약을 받는 이 지사로서는 가장 큰 우군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 지사는 2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선거 운동이 제한돼 있다. 도정업무도 해야 한다. (지역에선) 왜 이재명은 안 오냐는 항의가 엄청나다. 그래서 아내에게 대신 좀 가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 점으로 봤을 때는 이 지사의 요청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특히 김씨가 1978년 광주 지역의 첫 노동야학이자 5·18민주화운동의 거점이었던 들불야학의 옛터 광천동 시민아파트를 찾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광천시민아파트는 1969년 광주에서 처음으로 지어진 연립주택으로, 호남 최초의 노동자 야학인 들불야학의 근거지였다.
유스퀘어 터미널로 바뀌기 전 광천공단 공장에 다니던 청년 노동자들이 들불야학을 찾았다.
들불야학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거점이 됐다.
5·18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은 박기순의 권유로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들불야학에 참여하면서 시민아파트에 사글셋방을 얻어 살았다.
이 시민아파트에서 계엄군의 학살을 고발하기 위해 5·18 당시 최초의 민중언론 ‘투사회보’가 제작됐다.
또 1982년 윤상원·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이 열렸고, 그들의 넋을 추모하기 위한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김씨는 ‘한국민중항쟁 답사기-광주전남 편’을 쓴 이혜영 작가와 함께 시민아파트를 방문했다.
이 책을 열독했던 김씨가 이 작가에게 연락해 이뤄진 것이다.
김씨의 이 같은 시민아파트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실 방문은 광주의 정신이나 운동의 근원을 살필 수 있는 사람과 장소, 현장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서 였다는 점이다.
김씨의 이처럼 남다른 내조 행보는 광주가 지역구(광산을)인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민 의원은 “이처럼 뜻깊은 공간에 김혜경님이 방문했다니 무릎을 탁 치게 된다”며 “광주를 좀 더 깊이 알고자 하는 진지한 열망이 느껴진다. 광주시민으로서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든다”고 감탄했다.
김씨의 이번 광주·전남 지역 방문은 지난 14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장인상 조문을 위해 목포시를 방문한 것을 빼고는 이 지사의 20대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공식 행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동안 공개 행보를 자제해 왔던 김씨가 이번 광주전남 지역 방문을 기점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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