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예고한 원희룡 제주지사가 21일 “이 암흑의 시대에 통합을 최우선으로 내세울 거라면 굳이 정치를 할 이유가 없다”며 “청산 없이는 한걸음도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통합은 대한민국에는 당연한 가치로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대권 레이스에서 국민의힘 내부 경쟁자가 될 유승민 전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콕 짚어 비판했다.
원 지사는 ‘반문(반문재인)이란 게 무슨 정치를 하는 이유인가’라는 유 전 의원의 발언, ‘반문 이런 것만 갖고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정신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최 전 원장 측의 발언을 각각 거론한 뒤 “저는 두 분과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저도 이 불행한 대통령의 시대, 복수의 시대를 끝내고 싶다, 혁신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고 싶다”며 “(하지만) 다 한가한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현 정권의 수사 방해, 내로남불, 위선을 심판해 달라는 국민적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 나라를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만든 이념 정권의 권력 사슬을 그냥 두는 게 상식이고 정의인가”라고 반문했다.
원 지사는 “문재인정부에서는 너무나 많은 상식이 깨져 있기 때문에 물어야 한다”며 “보수나 진보, 여야 간에 생각이 달라도 지금처럼 가족 간에, 친구 간에 대화도 못 할 정도로 갈라진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갈라놓은 게 누구인가. 그러고도 대통령은 국론 분열이 아니라고 얘기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 저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식을 회복하지 않고는, 이 책임을 묻지 않고는 공정과 혁신, 통합, 성장을 말할 수 없는 것”이라며 “청산이 우선이고, 상식 회복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후 추가로 올린 글에서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 “당 밖의 후보를 ‘당근과 시금치’라 하면서 원팀의 정신을 흐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 대표가 “비빔밥이 거의 다 완성됐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당근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시금치에 빗대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원 지사는 “X파일’ 운운하며 야권 후보에 대한 음습한 정치 공작이 스멀스멀 퍼지고 있다”며 “국민 주권을 농락하는 이런 정치 공작에는 범야권 후보 전체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 안에 있든 밖에 있든 정권 교체를 바라는 모든 후보들은 원팀”이라고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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