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원룸에 마약 제조 시설을 설치하고 필로폰을 생산하던 30대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코로나 확산 장기화로 해외로부터 마약 밀반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국내에서 마약류를 생산하려는 시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주택가에 시설을 차려놓고 다량의 필로폰을 제조, 유통을 시도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마약 제조책 A씨(30)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4월부터 최근까지 경북 구미시에 있는 한 주택가 원룸에 시설을 차려놓고 3만3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인 필로폰 1㎏을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력범죄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 조사 결과 A씨는 원룸에 필로폰 제조에 필요한 제조 원료와 각종 기구를 설치하고 환풍 시설까지 완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방독면, 석션기, 믹스기, 필로폰 베이스 등 각종 기구 49점과 화공약품 13종, 시가 33억원 상당의 필로폰 완성품 1㎏ 등을 현장에서 압수 조처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껏 대부분의 마약 제조 사범들은 인적이 드문 은밀한 장소를 선택했으나, 이번에 검거한 A씨의 경우 도심 주택 밀집 지역에서 제조를 시도했다”면서 “원룸 최고층 2가구를 통째로 사용하는 수법으로 제조과정의 악취 문제와 인근 주민의 시선을 피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앞서 제조한 필로폰을 유통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제조·공급 사범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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