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선수 4인과 서울 원정 숙소인 호텔에서 술을 마신 뒤 코로나19에 확진된 여성들이 비슷한 시기에 한화와 키움 선수와도 같은 호텔에서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이글스는 16일 공식 입장을 통해 “지난 2~5일 잠실 원정 기간 묵었던 호텔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8일부터 15일까지 선수단 전원에 대한 면담과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며 “그 결과 선수들의 ‘미보고 외부인 접촉’ 2건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구단에 보고 없이 지인을 만났다며 “해당 선수들에 확인한 결과 방역 수칙에 위반되는 사항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화이글스는 “다만 지인 외 초면인 2명을 더 만났는데 나중에 이들이 확진자와 동일 인물임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들은 NC의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등 4명과 서울 원정 숙소인 호텔에서 술을 마신 뒤 확진된 여성 2명이다. 이날 모임을 가진 선수 중 백신 접종자인 박민우를 뺀 나머지 3명의 선수와 여성 2명은 코로나에 걸렸다.
한화이글스는 현재까지 선수단과 임직원 모두가 코로나 검사를 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이 건을 즉시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알렸다”고 했다.
또 ‘미보고 외부인 접촉’을 한 선수에 대해 중징계 조치를 내렸다면서 “자체 징계인 만큼 징계수위를 밝힐 수는 없으나, 내규 최고 수위를 가까스로 피한 수준의 중징계임은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 히어로즈도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5일 새벽 원정 숙소를 무단 이탈해 음주 행위를 가진 선수 2명에 대해 자체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5일 선수단을 상대로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는 키움은 “자체 조사 과정에서 당 구단 소속 선수 2명이 2일부터 5일까지 KT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수원에 체류하던 중 원정 숙소를 무단 이탈해 음주 행위를 가진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월요일 경기가 편성됐던 5일 새벽 2명의 선수는 지인의 연락을 받고 원정 숙소를 무단 이탈해 강남 소재 호텔방에서 술자리를 가졌다”고 했다.
호텔 술자리에는 소속 선수 2명과 소속 선수의 선배 1명, 선배 지인 2명 등 모두 5명이 있었다며 “술자리를 가진 장소가 최근 발생한 이슈의 장소와 동일한 호텔이라는 점을 감안해 조사 결과를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신고했고, 동시에 KBO 코로나19 대응 TF팀의 지침에 따라 강남구청 보건소 코로나19 역학조사관에게도 내용 전달 및 역학조사를 요청했다.소속 선수 2명은 PCR 검사를 받았고, 한명은 음성을, 한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구단은 다음날인 17일 오전 훈련을 취소하고, 선수를 포함해 코칭스태프 등 현장 스태프 전원이 코로나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구단은 호텔 술자리가 있었을 당시 3단계 방역수칙이 시행되고 있던 상황이어서 소속 선수 2명 중 1명은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상태로 방역 수칙 위반이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구단은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선수단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며, 야구팬과 KBO리그 관계자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상벌위원회를 통해 호텔 술자리를 가진 소속 선수 2명에 대해 강도 높은 징계를 처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SBS는 야구계 관계자의 말을 빌어 NC선수와 호텔에서 모임을 가졌던 그 여성과 호텔 다른 모임을 가졌던 선수들의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SBS는 “지난 5일 NC 선수 4명과 술을 마신 뒤 코로나19에 확진된 여성 A씨와 하루 전날인 4일 밤 원정 숙소로 쓰이는 호텔을 찾은 키움 선수 2명과 은퇴 선수 1명 등 총 5명이 A 씨의 방에서 모임을 가졌다”며 “또한 같은 날 이 호텔에 묵고 있던 한화 선수 2명과 위 은퇴 선수, 여성 2명 등 총 5명도 또 다른 모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논란의 모임에 간 키움과 한화 선수 각각 1명씩은 올림픽 예비엔트리에 포함돼 있고, 특히 키움 선수 1명은 올림픽 대표팀에 최종 선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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