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말부터 전국 단위 일괄 접종과 지자체 자율 접종을 병행하기로 한 가운데 제주도가 1순위 접종 대상자에 유흥업 종사자를 포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흥업소의 경우 우선 접종보다 더 엄격한 방역 수칙을 적용하는 게 먼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제주도는 가장 취약한 감염 대상자부터 접종하는 게 순서라는 입장이다.
제주도는 정부가 이달 말부터 지자체의 자체 계획에 따른 자율 접종을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도내 자율접종 추진 대상을 결정했다.
총 접종 인원은 3만5000명으로 위험도에 따라 6단계로 분류했다. 학원강사, 콜센터 근무자, 공항만 근무자를 포함하는 1순위가 2만3000명,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등 2순위가 2100명, 대중교통 종사자와 대민업무 종사자 등 3순위 1만3000명, 외국인과 경매 종사자, 어업인 등 접종 소외계층 2400명 등이다.
제주도가 우선 접종 대상자로 정한 1순위 접종 대상자에는 고위험시설 직군으로 유흥시설 종사자가 포함됐다. 도는 이들을 포함해 피부 관리, 목욕업 종사자 등 3000명을 최우선 접종 대상자로 묶었다. 도는 금주 중 대상 인원을 확정해 이르면 오는 26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제주도청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학생과 청년 등 맞고 싶어도 맞지 못 하는 도민이 많은데 사회 필수 인력이 아닌 유흥업계에 우선권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유흥업소의 경우 우선 접종보다는 엄격한 방역 수칙을 적용하는 게 먼저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주지역 온라인 카페에도 이와 관련한 불만의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현실적인 판단이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자연 환기가 어려운 실내에서 마스크 없이 밀접 접촉하는 업종 특성상 감염 취약지라는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율 접종을 시행하는 이유가 지역 내 고위험 대상자를 우선 선정해 결국 도민을 보호하는 데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제주에서는 지난 5일 서귀포시 소재 한 유흥주점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현재까지 유흥주점 관련으로 3개의 집단 감염 사례가 생겨나며 총 5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이달 확진자(168명)의 34.5%로 확진자 3명 중 1명이 유흥시설 종사자이거나 방문자인 셈이다.
임태봉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14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최근 도내 유흥주점 발 감염자들은 모두 도가 지난 1일 유흥주점 영업제한을 해지한 이후 유흥업소를 방문했다가 감염된 경우”라며 “감염 취약 업종 종사자에 우선 접종함으로써 결국은 우리의 가족과 지역 사회가 보호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는 이날 오후 제주도내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무기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는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해당하는 밤 10시 이후 운영 제한 보다 강화된 조치다. 이에 따라 도내 모든 유흥시설 1356곳은 15일 0시부터 별도 해제 시까지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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