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어록사진집 ‘지금은 이재명’을 통해 정치철학부터 정책공약, 부동산 문제 등 주요 사회 현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민주당 내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대한 솔직한 심정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를 겨냥한 듯한 메시지도 책에 담겼다.
13일 정식 출간된 ‘지금은 이재명’은 ‘춤추는 사진작가’로 알려진 강영호 작가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이 지사를 밀착 취재하며 찍은 사진들과 이 지사의 어록이 함께 수록된 어록사진집이다.
이 지사는 서너 문장으로 이뤄진 짧은 어록을 통해 여야 대선후보들의 집중 견제대상이 된 기본소득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난기본소득’ 제목의 글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강추위, 동파를 막기 위해 수돗물 한 방울씩 틀어놓는 것이 예산 낭비일까?”라고 반문하는가 하면 “경제적 기본권이란 적어도 누구나 치킨 한 마리의 먹방은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재원 마련 공격과 포퓰리즘 비판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표 부동산 정책’의 방향을 읽을 수 있는 대목도 책에 담겼다. 이 지사는 “게임을 만든 자들이 게임을 뛰고 있었다.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는 메모에 ‘부동산 게임’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는 부동산 이해관계에 엮인 고위 공무원들의 저항에서 부동산 실패의 원인을 찾는 이 지사의 인식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거래냐 주거냐’라는 글에서는 실거주 부동산과 투기용 부동산을 구분해 세제·금융 규제 정도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부동산 정책 지향점이 담겼다.

책의 많은 부분은 이 지사의 정치철학을 설명하는 데 할애됐다. “어디로 가십니까? 왼쪽? 오른쪽? 저는 옳은 쪽으로 갑니다” “우아함을 포기하고 나는 내가 직접 한다”와 같은 메시지를 통해 이념보다는 실질적인 정책 구현에 집중하는 강점을 부각시켰다.
당내 비주류였던 처지에 대해서는 “오히려 나를 밖으로 밀어내는 힘 덕분에 나는 더 멀리 볼 수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정의는 광장 바깥에도 있다”며 폐쇄적인 진영논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조직에 충성하고 직무에 충실하며 주어진 역할을 다할 뿐이라는 태도가 나치를 지탱하는 힘이었다”는 내용의 ‘위험한 엘리트’라는 글은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 “검찰을 대단히 사랑한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린다”는 소신을 밝혀 화제가 됐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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