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 55~59세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백신 부족으로 채 하루도 안 돼 중단됐다. 백신 부족으로 예방접종에 차질이 생기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차 접종이 일시 중단되는 ‘백신 보릿고개’도 되풀이돼 당초 목표대로 집단면역 달성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만 55~59세의 예방접종을 일시 중단한다고 12일 밝혔다. 당초 이 연령대 사전예약은 이날 0시부터 1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정부가 확보한 모더나 백신 물량이 빠듯한 게 이유였다. 이날 기준 모더나 백신 잔여량은 80만7300회분이다. 접종예정자는 만 55~59세 352만4000명,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접종을 미뤘던 만 60~74세 10만명으로 잔여량을 훌쩍 넘긴다.
당장 확보한 백신 물량은 적지만 정부는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접종을 이어가면서 백신을 추가 공급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유행이 확산되면서 국민 불안감이 커진 탓에 이날 오후 3시30분까지 185만명이 접종을 예약했다. 예약자가 공급 확정 물량을 넘어설 기세를 보이자 예약을 조기 마감한 것이다.
예약을 기다리던 이들 사이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400만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에 대한 접종 준비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왔다. 백신 예약 시스템마저 이날 새벽 3시쯤 예약자 80만명이 동시접속하는 바람에 4시간 이상 접속 장애가 이어졌다. 지난달 1일 얀센 백신 사전예약 첫날에도 비슷한 장애가 발생했다.
백신 수급 문제로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건 처음이 아니다. 수급 문제로 1차 접종이 중단되다시피 했던 적도 두 번이나 있었다. 첫 1차 접종률 정체기는 지난 5월 9일부터 27일까지 3주에 조금 못 미치게 이어졌다. 하루 10~20만명이 접종하던 4월 말에 비해 5월 접종률 상승세는 눈에 띄게 더뎠다. 1차 접종이 일시 중단된 5월 9일 신규 접종자가 1만1931명에 그치더니 11~20일은 1만여명 안팎에서 맴돌았다.
접종률은 만 65~74세 접종이 시작된 5월 27일부터 다시 급상승했다. 이날 하루만 71만1194명이 백신을 맞았고 만 60~64세 접종이 시작된 7일에는 신규 접종자가 85만5642명에 육박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부터 두 번째 정체기가 왔다. 지난달 22일 2만231명이 새로 백신을 맞는 데 그치더니 이달 1일 1만4233명, 9일 3만7215명으로 상승세가 더디다.
백신 보릿고개는 한번 시작되면 3주가량 이어졌다. 이 때문에 국내 백신 접종률 그래프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도 정체 구간이 뚜렷하게 형성돼있다. 접종 공백이 되풀이될 경우 집단면역에 달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은 접종하고 3~4주가 (항체 형성이) 피크다. 그 시기가 지나면 항체 능력이 계속 떨어진다”며 “백신수급 문제가 계속되면 올가을, 겨울도 집단면역이 힘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예슬 송경모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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