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교회 목회자들, 거리두기 4단계 목회서신 발표…“인내하는 믿음과 사랑으로 살아내자”

Է:2021-07-12 16:10
:2021-07-1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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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온누리교회) 김경진(소망교회)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왼쪽부터) 국민일보DB

12일부터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교회들도 전면 비대면 예배로 전환했다. 각 교회는 홈페이지와 문자 메시지 등으로 성도들에게 비대면 예배 안내를 공지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예배와 기도로 함께해달라고 주문했다. 목회자에 따라서는 ‘목회서신’을 게시한 경우도 있었다.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는 10일 성도들에게 보낸 목회서신에서 “교회의 영적 권위는 인내의 덕에 있다. 예배당에서 함께 예배드리지 못하는 이 기간은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 인내하는 믿음과 사랑으로 복음을 살아내는 기간으로 보낼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초대 기독교회의 성장은 신비였다. 그들은 예배에 다른 이들을 초청하지도 않았고 사회적 관습과 제도들은 교회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가 대부분이었다”며 “그럼에도 처음 3세기 동안 10년마다 거의 40%씩 성장하여 4세기 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즉위하기 직전에는 약 500~600만명(로마제국 모든 인구의 8~12%)이 그리스도인이었다”고 알랜 크라이더의 ‘초기교회와 인내의 발효’(p.28) 부분을 인용했다.

이어 “알랜 크라이더는 초대교회 교부들의 많은 글들에서 이들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교훈이 인내였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박해와 전염병으로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고난을 겪었던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인내의 덕을 보였다. 또한 그들은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나서서 그들을 사랑하였고 심지어 원수까지 사랑하였다. 그들은 위대한 일들에 대해 말하기보다 그것들을 살아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코로나 방역으로 인한 거리두기 강화로 세 번째 비대면 예배 기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는 함께 모이지 못하는 아픔과 충격도 느끼지 못하는 무감각에 익숙해져 가고 있지는 않은지 두렵기까지 하다”면서 “누군가 시작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은 분명 잘못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는 단지 ‘물리적 거리두기’ 혹은 ‘신체적 거리두기’를 실행하고 있을 뿐”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런 시대에 우리 사회는 서로간에 더욱더 가까워져야 한다. 앞으로 두 주간으로 이 비대면 예배 기간이 끝날지 아니면 더 지속될지는 오직 하나님이 아신다. 오직 우리가 아는 것은 이 기간이 결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되어서는 안 되며 공동체적으로 더 가까워지는 기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망교회 김경진 목사도 이날 목회서신을 교회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김 목사는 “백신 접종이 활발해지고 해외에서는 몇몇 국가가 집단면역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이제 곧 코로나19의 긴 터널이 끝날 수도 있겠다고 기대했는데 또다시 성도 여러분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담임목사로서 서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다 표현할 수가 없다”며 “교회의 결정에 한마음으로 따라주시고 기도와 사랑으로 협력해주시는 성도 여러분께 그저 너무 죄송하고 또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소망교회는 2주간 주일예배를 포함한 모든 현장예배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교회학교의 여름 수련회와 교육 프로그램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김 목사는 “소망교회는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국민과 성도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을 교회의 우선 과제로 삼았다. 예배당 문을 닫고 온라인예배로 전환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교회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줄곧 그래왔던 것처럼, 소망교회는 방역 당국의 지침에 적극 협조하여 방역대책과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고통 중에 있는 자들을 위로하고 돕는 일에 더욱 힘을 쏟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를 함께 살아가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과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피조세계의 탄식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성실하게 응답하는 소망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목회서신 말미에 “마음속에 여유를 잃지 마시고 주님께서 주시는 평안을 누리시길 바란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향한 열정과 간절함은 결코 잃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실 것이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십시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이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자신의 SNS에 방역 당국의 교회 예배에 대한 일방적 결정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소 목사는 “언제까지 방역 당국이 교회에 희생만 요구하는지, 참담하기 그지없다. 이번 4차 유행의 원인도 정책 실패에서 기인했다고 본다”며 “과거 5단계에서 4단계로 지침을 변경하면서 과다한 홍보를 함으로써, 심리적 이완을 가져온 것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방역 4단계를 설계할 때, 최종 단계인 4단계는 실제 시행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해서 디테일한 행동 지침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방역 전략은 수도권 3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 정도가 적절했다고 본다”며 “수도권 4단계를 시행하더라도 핀셋 지침이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교회를 비롯한 종교시설의 경우, 4단계 강화의 원인 제공자들이 절대로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중에서도 교회가 가장 혹독한 피해를 겪게 됐다”며 “왜 종교시설을 필수 생활시설과 너무 현저하게 (다르게) 조치함으로써, 형평성이 어긋난 방역 조치를 하는지 저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개탄했다.

그는 “저는 예장 합동 총회장이 되고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섬기면서, 안전한 예배를 드리는 운동을 실천해 왔다. 저를 비롯한 한교총 지도부는 일부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접종을 홍보하고 저 자신부터 먼저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했다”며 “그런데 이번에 백신 인센티브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종교시설을 비대면으로 하라는 조치는 너무 황당하다”고 했다.

또 “한교총은 코로나 확산 조짐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7대 방역수칙을 마련해, 전국 교회에 권고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중대본이 너무 성급하게 결정을 하는 바람에, 우리나라 1대 종교인 한국교회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교회가 방역에 앞장서는 것도 이해하고 감염의 진원이 되지 말아야 하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교총은 안전한 예배 운동 캠페인을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소 목사는 “방역본부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조치를 하면, 저를 비롯한 한교총 지도부의 리더십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대부분의 한국교회들이 한교총의 권고와 지침을 잘 따랐는데, 이제 산발적으로 방역본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고 저항을 하는 사례들이 나타날지도 모르겠다”고 전망했다.

그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가톨릭에서는 비대면 종교 활동을 수용했지만, 20명 이내의 미사를 드리도록 전국 성당에 지침서를 보냈다”며 “20명 방안은 과거 비대면 시절에도 적용을 해본 케이스이다. 100석 미만의 교회는 10명 이내, 100석 이상의 교회는 20명 이내로 예배를 드린 경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수천 석 이상의 교회는 거리두기를 철저히 하되, 조금 더 모일 수 있도록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관제적·도식적 방역은 종교계에 더 많은 심리적 저항과 정서적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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