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요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제주의 한 펜션에서 함께 투숙했던 여성을 목 졸라 죽인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12일 살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씨(43)에 대한 첫 공판을 12일 열었다.
A씨는 지난 5월24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한 펜션에서 함께 투숙 중이던 여성 B씨와 술을 마시던 중 B씨의 몸 위에 올라타 두 손으로 B씨의 목 부위를 강하게 눌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동기는 성관계 거부였다. 사건 당일 A씨는 B씨가 성관계를 거부하자 갑자기 흥분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B씨는 만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사이로, 5월22일 함께 제주에 입도해 이튿날인 5월23일에 1박 2일 일정으로 해당 펜션에 묵었다.
그러나 24일 오전 퇴실 시간이 지나도 두 사람이 방에서 나오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펜션 직원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가 사건 현장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A씨는 숨진 B씨 옆에 흉기로 가슴 부위를 자해한 채 쓰러져 있었다.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진술 녹음파일에서 A씨는 “(B씨가 성관계를 거부해) 순간적으로 너무 짜증 나고 화가 났다. 애초에 그럴(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흉기로 자해한 데 대해서는 “그게 제일 빨리 죽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은 피해자 유족은 방청석에서 그대로 오열했다.
B씨의 아버지는 “어제 49재를 지냈는데 한이 너무 많이 쌓여 정말 우리 애를 어떻게 하늘로 보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의 어머니도 “너무 억울하다. 판사님이 한을 풀어 달라. 제발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A씨 변호인 측은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아직 못 드렸다”면서 “재판을 마치고 합의는 안 되겠지만(사과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함에 따라 재판부는 공판을 8월9일 오전 10시에 속행하기로 했다.
김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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