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K스포츠재단(재단법인 케이스포츠)을 상대로 제기한 출연금 반환 소송 1심에서 전부 승소했다. K스포츠재단은 박근혜 정부 당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설립·운영 등에 개입한 것으로 조사돼 국정농단의 핵심으로 지목됐던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이관용 부장판사)는 최근 KT가 K스포츠재단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7억원을 반환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전부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K스포츠재단은 미르재단과 함께 박근혜 정권 당시 이른바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2월 최씨 요청에 따라 안종범 당시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게 ‘우리나라의 문화 발전 및 스포츠 산업 발전’이라는 구실로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법인 설립 방안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2015년 2월 24일 오찬 행사에서 대기업 회장들에게 문화와 체육 분야에 적극 투자해줄 것을 요청했고, 같은 해 7월에는 7월 대기업 회장들과 개별 면담까지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대통령은 개별 면담 후 안 전 수석에게 ‘10개 정도 대기업이 30억원씩 출연하면 300억원 규모의 문화 및 체육 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시를 내렸고, 실제 같은 해 10월 27일 문화재단인 ‘미르재단’이 설립됐다. 최씨는 이후 스포츠재단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에게 전달했고, 2016년 1월13일 마찬가지로 대통령 지시 하에 K스포츠재단이 설립됐다.
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기업들에게 자금 출연을 요청했고, 이를 요청받은 그룹들은 2016년 2~8월 사이 K스포츠재단에 총 288억원의 출연금을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KT도 당시 전경련 측으로부터 출연금 납부 요청을 받아 7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이 수면으로 떠올랐고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이 최씨의 사익을 위해 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상 최씨가 K스포츠재단·미르재단을 운영하면서 정부 사업을 따낸 뒤 자기 소유 기업에 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막대한 사익을 취하려 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 3월 재단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K스포츠재단은 취소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은 “설립 허가 과정에서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며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을 확정했다.
KT는 이후 2019년 11월 “출연금을 낸 것은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해 출연을 취소하겠다”며 K스포츠재단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출연 당시 KT가 K스포츠재단의 실질적인 설립 목적과 경위를 알지 못한 채 정관상 목적을 믿어 출연 동기에 착오가 있었다”면서 K스포츠재단이 출연금 7억을 KT측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노유림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