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통령 자택서 괴한에 피살 충격… ‘정치 공황’

Է:2021-07-07 22:40
:2021-07-0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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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도 총상에 입원
임시 총리 "비인간적이고 야만적 행위"

괴한의 총격에 살해 당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에 있는 사저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조브넬 모이즈(53) 아이티 대통령이 사저를 침입한 괴한의 총격에 사망했다. 빈곤과 범죄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대통령 암살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아이티는 더욱 극심한 혼돈 속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는 신원 불명의 사람들이 이날 새벽 1시쯤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대통령 사저에 침입, 모이즈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영부인도 이 과정에서 총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제프 총리는 “모이즈 대통령이 영어와 스페인어를 쓰는 외국인들의 공격을 받았다”며 “잔혹하고 야만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조제프 총리는 피살된 모이즈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이즈는 서반구의 최빈국으로 꼽히는 아이티 대통령으로 2017년 취임했다. 2018년으로 예정된 총선이 극심한 정치적 대립으로 연기되고 의회까지 사라진 상황에서 아이티를 이끌어왔으나 뿌리 깊은 사회적 혼란을 수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재임 기간 내내 각종 부패 스캔들과 물가 인상 등으로 민심이 악화하며 2018년부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됐다. 설상가상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이티는 극심한 빈곤과 사회적 혼란에 빠져들었다.

갱단이 몸값을 노리고 저지르는 납치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등 사실상 치안도 마비된 상황이었다. 컨설팅업체 콘트롤리스크스는 올해 1분기 아이티에서 일어난 납치 범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 늘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아이티는 인구 1100만명의 60%가 하루 2달러를 벌지 못하는 국가”라며 “극심한 빈곤과 자연재해, 무장한 갱단의 세력 확대와 분쟁 등으로 혼돈에 빠진 아이티에선 최근 정치적 혼란이 더 심화됐다”고 전했다.

야권은 모이즈 대통령이 사법부 권한을 축소하고 대통령에 독대로 보고하는 정보기관을 설치하는 등 독재를 꾀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최근엔 대통령 임기가 지난 2월 법적으로 종료됐다며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모이즈 대통령은 자신을 암살하고 정권을 전복하려는 시도를 적발했다며 대법관 등을 무더기로 체포하기도 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야권의 반발 속에 개헌 국민투표도 추진해왔다. 국민투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두 차례 연기돼 오는 9월 치러질 예정이었다. 같은달 2019년 열리지 못한 의회 선거와 대선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대통령 암살 사건 등 연이은 사회적 불안으로 불투명해졌다.

제프 임시 총리는 “정국 안정을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경을 맞댄 이웃 국가인 도미니카공화국은 모이즈 대통령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곧바로 국경 폐쇄를 명령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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