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자생식물원이 국립한국자생식물원으로 새롭게 출발합니다.”
한국자생식물원 김창열(74) 원장이 한평생 땀과 열정으로 가꿔온 식물원을 국민을 위해 기부했다.
산림청과 김 원장은 7일 오전 11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한국자생식물원에서 식물원 기증식을 했다. 이에 따라 산림청에 등록된 우리나라 제1호 사립수목원인 한국자생식물원이 ‘국립 한국자생식물원’으로 거듭나게 됐다.
기부 내용은 토지 7만4131㎡와 건물 5개 동, 자생식물 1356종이다. 감정평가 결과 200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자생식물원은 외래종이 범람하는 시대에 우리 고유 꽃과 나무의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만든 국내 최초의 자생식물원이다. 김 원장은 1983년 대관령면에 정착해 농사를 지었다. 에델바이스와 구절초 등을 재배하던 그는 1995년부터 식물원을 만들기로 하고 4년 동안의 준비 끝에 1999년 식물원 문을 열었다. 이곳은 범꼬리, 노루오줌 등 희귀·특산 자생식물 1356종을 보유한 식물유전자원의 보고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자생식물원은 2000년 한국관광공사의 ‘한국의 가볼 만한 곳 7선’에 선정됐으며 2002년 산림청으로부터 사립식물원 1호로 지정됐다. 또 2004년에는 환경부로부터 멸종위기 야생식물의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식물자원 보존 및 소득화에 이바지한 공로로 2002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또 같은 해 대산농촌문화재단으로부터 제11회 대산농촌문화상 농업구조개선 부문 상을 받기도 했다.
이 식물원은 2012년 불이나 긴 휴관을 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다 멸종위기 식물과 한국특산식물이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김 원장이 재개장 준비 과정을 거쳐 화재 9년 만인 지난해 6월 식물원의 문을 다시 열었다.
김 원장은 “주위에서는 다른 사람이나 기업에 팔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렇게되면 정성껏 만든 수목원이 지금보다 관리가 잘 될 것 같지 않았다”며 “국가가 나서 더 훌륭하게 식물원을 보존 관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국자생식물원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 4곳의 국립 수목원을 관리하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의 소속기관으로 지정, 위탁 운영 될 예정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번에 기부된 한국자생식물원을 더욱 발전시켜 향후 100년 이상 우리 고유 식물유전자원의 수집·증식·보존을 수행할 자생식물의 안식처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평창=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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