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문 두드렸지만…” 강서구 일가족 사망, 발견 늦은 이유

Է:2021-07-0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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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와 무관. 국민일보DB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뒤 한참이 지난 뒤에야 발견된 일가족 사건과 관련해 관할 지자체에서 하루 일찍 사망 사실을 발견할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일 지역 관계자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제공되는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전달하기 위해 방문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이 금지되면서 이들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7일 강서구청과 관할 주민센터에 따르면 강서구 다세대주택에서 지난 5일 오후 2시35분쯤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 사망자 중 50대 어머니 A씨와 30대 아들 B씨는 2014년부터 구청에 맞춤형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등록돼 생계급여와 주거급여, 의료급여를 지원받아왔다. 이들은 2인 가구로서는 최대치인 124만원가량을 매달 수령했다. 함께 사망한 친척 C씨도 다른 지역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확인됐다.

주민센터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분기별로 가정에서 사용할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주거복지 차원에서 지급한다. 주민센터 직원이 직접 가정을 방문하거나 지역 통장 등이 방문하는 식이다. 생활이 어려운 가정에 생필품을 지급한다는 목적이기도 하지만, 가정방문을 통해 생활에 어려움은 없는지 대면으로 확인한다는 취지이기도 하다.

실제로 A씨 집에도 지난 4월 주민센터 소속 공무원이 방문해 쓰레기봉투를 전달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지난 4월 2분기 쓰레기봉투를 전달했을 당시에는 별다른 위험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4일 3분기 쓰레기봉투가 전달되는 과정에서는 대면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해당 지역 통장이 쓰레기봉투를 전달하기 위해 해당 가정을 방문했지만, 문을 두드려도 별다른 인기척이 없어 현관 앞에 쓰레기봉투를 놓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원칙대로라면 쓰레기봉투를 받았다는 서명을 직접 대면해서 받아야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해당 지역에서 통장을 했었던 한 지역 주민도 “코로나19 때문에 통장이 쓰레기 봉투를 주려고 가정방문을 하더라도 얼굴을 보지 않고 집 앞에 두고 오는 경우가 있다”면서 “현 통장도 코로나를 감안해 집 앞에 우선 쓰레기봉투를 두고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치매환자나 독거노인의 경우 통장이나 주민센터 공무원이 쓰레기봉투나 생필품을 나눠주면서 주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해 생활 환경을 점검하고 건강한지 살펴보는 일종의 ‘위기가구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그러나 A씨 가족은 상대적으로 젊은층에 속해 지자체 위기가구 점검망에서 일부 소외된 상태였던 것이다. 통장이 방문했던 날 이미 일가족은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일가족 사망을 확인한 시점(지난 5일)보다 빠르게 사망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에 대해 강서구청 관계자는 “통장이 업무상 방문해야 할 가정이 많다 보니 추후 대면 사인을 받기 위해 우선 비대면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 같다”며 “하루라도 빨리 사망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점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일 A씨의 또 다른 아들로부터 “지난 1일 이후 가족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일가족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신은 심하게 부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나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할 만한 흉기 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유서도 없었기 때문에 아직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사망 시점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7일 오전 국과수 부검을 진행하고 정확한 사명 경위와 시점 등을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숨진 채 발견된 ‘강서구 일가족’, 기초생활수급자였다
강서구 일가족 3명 부검 결과 “범죄 혐의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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