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신이 알고 지내던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피해 여성이 자신의 주먹에 맞아 기절해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기소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1-1부(고법판사 이현우·황의동·황승태)는 강간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52)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를 수강할 것을 명령했다.
2심 재판부는 “범행 내용을 비춰볼 때 사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는 신체적 고통 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도 호소하고 있다”면서 “A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을 하지 않으며 B씨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1심의 징역 3년 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10월 평소 알고 지내던 B씨(41)의 주거지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폭행한 뒤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 “가만히 있으라”며 주먹으로 B씨의 이마와 얼굴 등을 수차례 때렸는데 이 과정에서 B씨가 기절하자 범행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전치 3주를 진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평소 B씨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폭행 혐의 역시 “B씨의 개가 A씨를 물자 이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B씨가 맞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B씨의 이마에 멍이 들어있었고 입술 아래는 피가 맺혀있었다”며 “A씨가 B씨를 때린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건 직후 피해자가 성폭행 신고를 하고 언니와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을 볼 때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B씨의 진술은 주된 부분에 구체적이고 일관돼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B씨가 피해 사실을 허위로 말하거나 과장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가 개에 물려 뿌리치는 과정에서 B씨의 이마를 쳤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개에 관한 이야기가 없었다”며 “피해자 진료 기록을 살폈을 때도 오히려 피해자의 진술이 부합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황금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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