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예약석, 예약 취소 알리는 업주들… 곳곳서 울상

Է:2021-07-0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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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이 현재 거리두기 체계를 일주일 연장하기로 한 30일 오후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관계자가 5인 이상 금지 관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6인 이상 모임 허용 등 내용이 담긴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 2단계를 1일 부터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일주일간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유흥시설 집합금지, 오후 10시 운영시간 제한 등이 유지된다. 뉴시스


서울 강남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1일 오후 텅 빈 예약석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틀 전 ‘6인 예약 언제든 문의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단골 손님들에게 보낸 후 이날만 4팀 예약을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수도권 지자체가 거리두기 개편안을 하루 전 연기하면서 5인 이상 예약이 불가능해졌다.

김씨는 전날 미처 연락하지 못한 손님들에게 이날 오전부터 ‘죄송합니다. 5인 이상 모임은 불가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4팀 예약은 모두 취소됐고, 4인용에서 6인용으로 배치해둔 테이블도 다시 원래대로 돌렸다. 문 앞에 붙여둔 ‘6인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안내판도 떼어냈다. 김씨는 “예약 취소 문자를 보낼 때 마치 내가 약속을 어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손님들에게 미안했다”며 “언제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수도권에서 새로운 거리두기 적용이 1주일 연기되면서 서울 곳곳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6인 이하 사적 모임 허용과 영업시간 연장으로 모처럼 활기가 돌 수 있다는 자영업자들의 기대도 한풀 꺾였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더 많은 영업 제한을 받았던 업주들의 성토가 거셌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40대 이모씨는 최근 자정까지 근무할 수 있는 야간 시간대 직원을 구했다. 기존 직원과 근무 시간표까지 조정했지만 개편안이 언제 적용될지 몰라 스케줄을 다시 짜기로 했다. 그는 “매출은 그대로인데 인건비만 더 나가게 생겼다”며 “최소 3일 전에는 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유흥주점 업주들의 허탈함도 컸다. 유흥시설로 분류돼 1년 넘게 장사를 한 날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발표 이후 다시 자물쇠를 걸어야 했다. 50대 업주 최모씨는 “한동안 못 틀었던 에어컨을 닦고 음료를 채우며 영업 준비를 한창 하던 중 갑자기 장사를 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식당이나 카페 등은 제한적으로나마 영업을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아예 불가능해 생계 유지가 안되고 있어 하루가 급하다”고 하소연했다.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을 눈앞에 두고 연기가 결정되면서 꼼수 영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밤 10시 헬스장 야간 PT(개인 교습)를 예약한 박모(31)씨는 헬스장으로부터 “환불이 힘들어 PT만이라도 간판 불을 끄고 진행하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강모(33)씨는 6인 모임을 강행하기로 했다. 식당에서 칸막이를 치고 테이블을 띄워 앉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왔고 모임 구성원들도 동의했다. 이들은 “이게 우리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시민 대부분은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확산지로 홍대 인근이 지목된 이후 매일 밤 북적이던 홍대 주변거리는 한산해졌다. 상인과 시민 모두 “불편하긴 하지만 국민 건강을 위한 조치라는 점은 이해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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