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당놀이 극작가 겸 1세대 공연 기획자 김지일(본명 김청일·사진) 선생이 7일 별세했다. 향년 79세.
8일 극단 미추에 따르면 올 초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김 선생은 최근 상태가 악화돼 전날 오후 6시쯤 경기 구리 원진녹색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1942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고와 한양대학교를 졸업했다. 1971년 예그린악단 홍보부장을 시작으로 국립가무단 총무, 국립극장 선전기획실장, 마당세실극장 극장장, 서울시립극단 기획실장, 극단 미추 운영위원 등을 지내며 공연 기획을 해온 1세대 공연기획자이기도 하다. 지난 2019년 별세한 기획자 이영윤과 함께 1980년대 한국 창작극의 산실이었던 세실극장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공연문화산업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특히 극작가로서 고인은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대본 18편을 집필했다. 심청전, 춘향전, 흥보전, 이춘풍전, 봉이 김선달전, 변강쇠전 등이 대표작이다. 2010년대 초반 국립극장에서 마당놀이가 부활했을 당시에도 ‘심청이 온다’ 등의 대본을 썼다. 이밖에 고인은 뮤지컬 ‘영웅 만들기’ ‘뜬쇠 되어 돌아오다’, 총체극 ‘하늘여자, 땅남자’, 창극 ‘천명’ ‘아리랑’, 무용극 ‘마음 속에 이는 바람’ 등의 대본을 집필했다. 지난 2013년 김지일 음악·무용극본집 1·2권이 나왔다.
재단법인 국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을 지낸 극단 미추 손진책(74) 대표와는 50년 연극인생의 대부분을 함께 했다. 마당놀이를 비롯해 손 대표가 연출한 많은 작품의 대본을 썼다. 1986년부터 현재까지 극단 미추의 운영위원을 맡기도 했다. 극단 미추는 내년 고인의 1주기에 맞춰 추모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빈소는 원진녹색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은 9일 오전 6시(031-552-5119).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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