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하차한 운전자를 친 혐의를 받는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3일 특수재물손괴,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구 부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구 부회장은 앞서 지난 9월 5일 오후 12시35분쯤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운전하다 끼어든 피해자 A씨의 차량을 다시 앞질러 급정거해 상대 차량을 손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 부회장은 사건 직후 도주했지만 10여분 간 쫓아온 A씨에게 붙잡혔다. A씨는 차를 막은 뒤 하차해 “경찰에 신고했으니 도망가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지만 구 부회장은 자신의 차량으로 A씨를 향해 여러 번 움직여 허리, 어깨 등을 다치게 하기도 했다.
구 부회장은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양형 사유에 대해 “피고인은 고의로 사고를 낸 후 하차를 요구하는데도 무시하고 진행했고, 따라잡혔음에도 다시 도망하려다가 가로막는 피해자를 충격해 2차 사고를 내는 등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했고, 피해의 정도가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가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며 “피고인이 벌금형 2회 외에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사정 등을 고려했을 때 징역형의 실형보다 형사 처벌의 엄중함을 일깨워주게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일 아워홈 주주총회도 열릴 예정이다.
구체적인 안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 측이 언니인 구명진 캘리스코 대표와 함께 구 부회장의 이사 해임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구 전 대표 측은 주총에서도 실적 부진과 함께 보복운전 사건 등 구 부회장의 자질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워홈은 구자학 회장의 장남이자 최대주주인 구 부회장(38.56%)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만 차녀인 구명진 대표(19.6%)와 삼녀인 구지은 전 대표(20.67%)가 힘을 합치면 구 전 대표가 경영권을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영권 분쟁의 키는 장녀인 구미현씨(19.28%)가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7년에도 구 부회장과 구지은 전 대표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지만 당시 구미현씨는 구 부회장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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