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27일 ‘한강 입수자’를 봤다는 낚시꾼들의 진술과 관련, “현장 조사와 목격자의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신빙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유족은 목격자들의 진술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중간 브리핑에서 중요 목격자인 낚시꾼 7명에 대해 “한강공원 출입 차량 193대의 소유주와 탑승자에 대해 일일이 탐문하던 중 목격자 일행을 확인했다”며 “지난 12~13일 총 7명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행 중 5명이 직접 (입수자를) 봤다고 일치된 진술을 했다”면서 “목격자가 참여한 현장 조사 및 목격자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 18일 손씨가 한강에서 실종된 당일 한 남성이 수영하듯 강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손씨와 친구 A씨가 함께 술을 마신 현장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모임 인원으로, 총 7명이었다. 이 중 5명이 입수 장면을 직접 목격했고, 나머지 2명은 첨벙첨벙 소리만 들었다. 특히 5명 가운데 1명은 머리스타일이나 체격을 봐서 입수자가 남성이었다고 진술했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입수자는 무릎 깊이에서 점점 가슴팍 깊이까지 들어갔고 이후 수영(평영)을 하듯 강 안쪽으로 더 들어갔다. 이들 대부분은 “수영하러 들어가는 듯했다” “양팔을 휘저으며 강 쪽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목격자들의 진술이 공개된 뒤 이를 신뢰할 수 없다는 네티즌의 항의가 빗발쳤다. 손씨 사건에 국민적 관심이 쏠렸음에도 뒤늦게 나타난 목격자의 존재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손씨의 아버지가 “아들은 평소 물을 무서워했다”고 주장한 점도 의혹을 증폭시켰다. 손씨의 아버지는 블로그 글을 통해 “새벽에 옷 입고 수영이라니 대답할 가치도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목격자들이 당시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수영을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경찰은 이와 관련, “목격자들은 입수자가 시원하다는 듯한 소리를 내며 수영하듯 한강에 들어가 위험한 상황이 아닌 거로 판단돼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한강 입수자가 손씨가 아닌 다른 사람일 가능성에 대해 “서울에서 지난달 24일(손씨의 실종일) 이후 실종신고가 접수된 63명과 전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입수자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낚시꾼들이 입수 장면을 정확히 목격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음력으로 3월 14일이었고 기상청 자료상 운량(구름량)은 1.1로 맑은 상태였다”며 “유사한 조건에서 현장 조사한 결과 목격자들의 위치에서 입수 장면을 어려움 없이 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쯤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탑승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그는 닷새 뒤인 30일 실종 현장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경찰은 손씨의 사망 경위와 관련해 “현재까지 수사한 결과 범죄와 관련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혐의점이 발견됐다면 그 즉시 피의자로 입건돼야 하지만 아직 피의자로 전환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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