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 꿈꾸던 의사, 48년간 무료진료 봉사” 고영초 건국대 교수에 ‘LG의인상’

Է:2021-05-2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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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초(68)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LG 제공

“성직자의 꿈을 접고 의사가 된 이후 내게 주어진 재능을 이웃과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의료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48년간 의료취약지역 등을 찾아 무료 진료 봉사를 해온 고영초(68)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2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의대 본과에 재학 중이던 1973년 가톨릭학생회에 가입해 매주 서울 변두리 쪽방촌 등에서 진료 봉사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1만5000명이 넘는 환자가 고 교수에게 무료진료를 받았다.
LG복지재단은 48년간 무료진료 봉사의 길을 걸어온 고 교수에게 LG의인상을 수여한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고 교수는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뇌종양, 뇌하수체종양 등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이 비용 때문에 진단이나 수술을 받기 쉽지 않은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아왔다.
고 교수는 “초등학생 때 외출했다가 당시 4·19 혁명에 휩쓸려 위험해질 뻔한 상황에서 모르는 어른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후 이웃들을 돕겠다는 마음이 커졌다”며 “중·고등학교 때까지 신부가 되기 위해 준비하던 중 의사가 되기로 진로를 바꾼 이후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고 교수는 1977년부터는 서울 금천구, 영등포구의 무료진료소 ‘전진상의원’, ‘요셉의원’과 성북구의 외국인 근로자 무료 진료소인 ‘라파엘클리닉’을 매주 2회 이상 번갈아 방문하며 의료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2005년에는 정기적으로 진료하던 수두증 환자로부터 소식이 없자 직접 집을 방문해 의식을 잃은 환자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긴 뒤 직접 수술해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고 교수는 “어떤 날은 병원에서 몇 시간 힘들게 수술하고 한 시간 넘게 운전해서 의료봉사현장에 가면 파김치가 되기도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환자들과 만나 진료하다 보면 피곤함이 씻은 듯 사라진다”며 “이런 보람과 기쁨이 40년 넘게 이곳으로 이끈 삶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2018년 교수직에서 정식 은퇴한 후에도 진료 봉사를 계속해온 고 교수는 “앞으로도 체력이 되는 한 계속해서 봉사를 할 것”이라며 “이번 상금도 무료 진료소와 단체 등에 후원금으로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노판순(81)씨. LG제공

LG복지재단은 가사도우미와 식당일, 목욕탕 운영 등으로 모은 전 재산 4억3000만원을 지역 사회에 기부한 노판순(81)씨에게도 LG의인상을 함께 수여한다고 이날 밝혔다. 노씨는 2019년과 2020년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해 군산대 발전지원재단에 3억3000만원을, 지난 4월 군산시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쾌척했다.
노씨는 현재 전북 군산시의 작은 단칸방에서 월세로 살면서도 형편이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씨는 “평생 외롭고 힘들게 살아서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팠는데 이들을 위해 뭔가 해줄 수 있어 기쁘다”며 “나는 몸 뉘일 방 한 칸만 있으면 되니 앞으로도 이웃을 더 도울 방법을 찾아 여생을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LG 관계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한평생 묵묵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봉사의 길을 걸어온 두 분의 숭고한 이웃사랑 정신을 우리 사회가 함께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LG의인상은 2015년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된 후 지금까지 총 147명에게 수여됐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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