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마비에도 ‘수술 받지마’ 겁주던 군, 난 장애인 됐다”

Է:2021-05-24 14:24
:2021-05-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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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육대전’에 또 폭로 글 등장
“민간병원 가겠단 이유로 방치”

페이스북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게시물

군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핑계로 민간 병원 치료를 막고 부상을 방치하게 해 결국 장애인이 됐다는 한 예비역 장병의 폭로가 등장했다.

1기갑여단 예하부대 출신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지난 2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군의 방역대책으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했고 척추에 장애가 생겨 지금까지도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진료의뢰서와 장애인증명서를 함께 공개했다.

그는 “박격포반의 장갑차 조종수로 복무하면서 추간판탈출증이 심해지다 지난해 말부터 양팔의 마비증세와 두통, 방사통이 극심하게 왔다”며 “국군수도병원에서는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며 날짜 예약까지 잡았지만 민간병원서 수술받기를 원한다는 이유로 아무런 치료 없이 3개월 동안 방치됐다. 그사이 훈련은 거의 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지난 3월, 10개월만의 중대 단체휴가를 나오자마자 대학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고 지체장애인으로 등록됐다”며 “제때 치료받지 못한 탓에 팔다리 후유증으로 재활병원에 입원해 월 200만원씩 내며 재활치료 중이다.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어 간병인도 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기전역 했지만 군 생활이 끝나지 않은 기분이다.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고 군대에서는 의료비 등 아무런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며 “간부가 어머니께 전화해서 ‘코로나 때문에 민간병원 수술은 절대 못 받으니 군 병원에서 받던가 전역 후 받아야 한다. 규정상 어쩔 수 없다’고 설득했더라”고 분노했다.

A씨는 “당시 참고 또 참았지만 마비와 통증이 점점 심해져 3~4차례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서를 근거로 민간병원 수술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민간병원에서의 수술 예약이 안 돼 있어 휴가 가는 게 불가능하다’고 하더라. 병원을 안 보내주는데 수술 예약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훈련 후 팔을 들기 힘들 정도로 마비가 왔을 땐 앰뷸런스라도 불러 달라고 했더니 중대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수차례 요청에도 군의 대답은 ‘불가능하다’ ‘코로나 휴가 제한 풀리면 가라’ ‘인터넷으로 수술 예약을 먼저 잡아라’와 같은 비상식적인 말뿐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2월 군대 코로나 휴가 제한이 풀렸다는 뉴스 기사를 보고 중대장에게 휴가를 보내 달라고 했더니 ‘지금 수술받으면 절차가 복잡해지니 한 달 뒤 전역 전 휴가 가서 수술하라’고 하더라”며 “결국 복무일 10일가량을 남기고 중대 단체 휴가를 나가게 됐는데 수술 시 한 달 이상은 걷는게 힘들다는 걸 알고는 ‘무조건 부대 복귀해야 한다’며 절대 (수술)받지말라고 겁을 줬다”고 전했다.

A씨는 “휴가 중 수술받지 말라는 명령 때문에 군대에서 쓰던 짐도 다 두고 왔었다. 후임이 박스에 챙겨서 간부에게 줬다는데 만기전역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못 받았다”며 “코로나를 예방하고자 더 큰 병을 방치하게 하는 방역 대책이 정말 최선인지 의문이다. 군 병원에 다 쑤셔 넣으면 코로나야 예방되겠지만 저 같은 장애인만 더 만드는 꼴”이라고 억울해 했다.

그러면서 “평소 간부들이 코로나에 걸리면 군복을 벗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본인들 출세를 위해 병사들의 인권을 무시하는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까지 든다”며 “21세기에 이게 말이 되냐. 방역이라는 명분으로 무자비하게 인권을 무시한 채 부대에 감금시킨 뒤 K방역 자화자찬할 국방부를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격분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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