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이도 알고 있길” 담담해서 더 슬픈 아빠의 글

Է:2021-05-0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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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씨 블로그 글 캡처

실종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부친 손현(50)씨가 또 한 번 글을 써 착잡한 심정을 전하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손현씨는 7일 새벽 블로그에 ‘발인 그 후’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고 “어린이날 발인이라니 정말 아이러니하다”며 “각종 신고서에 사망일을 적어야 하는데 법적으로는 발견된 4월 30일을 적더라. 하지만 우리는 4월 25일을 정민이의 사망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많은 분이 오신 가운데 정민이를 화장하고 유골함을 받았다. 한 줌의 재라는 게 글에선 쉬운데 아들의 유골을 눈으로 보는 것은 참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며 “4월 24일 밤 11시쯤 나갔던 아들은 5월 5일이 되어서야 집에 올 수 있었다”고 애통해했다.

이어 “정민이 책상 위에 정민이를 잘 모셨다. 좋아했던 감스트 방송을 24시간 틀어주고 있다. 전 참 듣기 싫었는데 왜 그리 좋아했는지”라며 “우리가 식사를 할 때마다 정민이 책상에도 좋아하던 것을 놓는다. 본인도 어디선가 그걸 알고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현씨는 “오늘 경찰 수사를 돕기 위해 선임한 변호사분들을 만나고 함께 서초경찰서에 다녀왔다”며 “서장님과 그간 상황을 공유하고 ‘고생하시는 것 잘 알지만 조금만 더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부터 악몽을 꾸기 시작해 오후에는 심리상담도 받았다. 엉엉 우니까 좀 나아지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아들의 사망신고를 하는데, 뭔가 바뀐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이 큰 한강에서 정민이를 그날 발견한 것이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부모 걱정 그만하라고 나타난 것인지. 결과를 두고 볼 일”이라고 적었다.

손현씨는 지난달 28일 ‘아들을 찾습니다’라는 첫 번째 글을 쓴 뒤부터 계속 블로그를 통해 사건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발인식이 있었던 지난 5일에는 아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써 네티즌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그는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 정민아. 네가 우리에게 왔다 간 기간이 21년밖에 안 돼서 서운하지만 너무나 많은 것을 줬다. 우리 부부에게 인생은 살아갈 만한 것임을,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줬다”며 “지금의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이제 너를 보내주려고 한다. 우리는 늘 너와 함께 할 거다. 엄마는 걱정하지마. 아빠 믿지 사랑한다”고 썼다.

이어 빈소를 찾아준 시민과 친구들을 향해서도 “아무 연고도 없이 오셔서 위로해주시고 힘을 주셨다. 평범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정민이 학교 친구들이 거의 4일 내내 왔다. 아들에게 고마워하는 많은 친구와 후배들을 만났다“며 ”아무도 말 걸어주지 않았을 때 제일 먼저 말을 건네줘서 고마웠다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아들이 잘살았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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